한국영 ‘신형 진공청소기’
수정 2014-06-19 03:55
입력 2014-06-19 00:00
“내 유니폼이 가장 더러워야 한다” 정확한 태클과 패스로 중원 장악…김영권·윤석영 등 포백수비 안정
연합뉴스
구멍이 커 보였던 수비라인이 특히 그랬다. 한국영(가시와 레이솔), 김영권(광저우 헝다), 윤석영(이상 24·퀸스파크 레인저스), 홍정호(25·아우크스부르크), 이용(28·울산) 등은 18일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러시아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며 견고한 모습을 보였다. AP통신은 “월드컵을 앞두고 열린 다섯 경기에서 네 차례나 져 엉성한 수비에 약점을 드러냈지만 러시아전에서는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한 한국영이 도드라졌다. 첫 월드컵 본선 무대였지만 주눅들지 않고 과감하고 정확한 태클로 러시아의 예봉을 꺾으며 중원을 장악했다. 특히 전반 24분에는 두 차례 연속 태클로 상대의 공을 빼앗아 박주영(29·아스널)에게 건네며 분위기가 러시아로 넘어가는 것을 저지하기도 했다. 기성용이 집중마크당할 때 공을 배급하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이런 활약으로 한국영은 김남일(37·전북)-김정우(32·알 샤르자)의 뒤를 잇는 잇는 ‘신형 진공청소기’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경기 뒤 한국영은 “경기가 끝났을 때 내 유니폼이 가장 더러워져 있어야 한다는 각오로 뛰었다”며 “수비수는 진흙으로 유니폼이 범벅이 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난 공을 잘 차지도 못하고 특별히 빠르지도 않으니까 그저 열심히 뛰는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직전 부상 탓에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겪기도 한 한국영은 “오늘 무승부는 동료, 감독님과의 믿음으로 얻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은 “평가전은 준비 과정이었다. 중요한 경기가 아니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우리 리듬대로 만들어갔고 본선에 포커스를 맞췄다”고 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2014-06-19 3면
관련기사
-
‘군대스리가’ 몸값… 병장 이근호 최저연봉 득점자… 주급 3만원
-
표스트라다무스… 이영표 “러 수비 깰 선수는 이근호” 또 족집게 예언
-
눈물 씻은 눈물
-
16강 특명 ‘알제리 지단’ 막아라
-
명장 제친 ‘큰형님’
-
패배의식 떨친 ‘원팀’… 이제 두려운 팀 없다
-
밤 새운 붉은 물결… 잠 깨운 붉은 함성
-
“대~한민국”… “한국 응원가는 축구종가보다도 더 뜨거워”
-
태극전사들 “알제리 강하지만 우리는 더 강하다”
-
“이근호 교체투입 적절”
-
홍명보 감독 “아쉬운 결과지만 고개는 안 숙인다”
-
[Bon Dia 브라질] 낙후도시 쿠이아바 응원 문화는 ‘일류’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