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실적은 ‘홀쭉’… 회장님 연봉만 ‘빵빵’

수정 2014-04-04 09:48
입력 2014-04-04 00:00

작년 건설사 수천억 적자에도 GS건설 회장 등 수십억 챙겨

회사는 한 해 수천억원의 적자를 내더라도 경영을 책임진 대표들은 이와 관계없이 수십억원의 연봉을 챙기고 있었다. 특히 지난해부터 경기침체로 극심한 적자를 보고 있는 건설·항공·해운사들이 회사 사정과 대표들의 연봉이 정반대로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건설·항공·해운사들의 지난해 당기순이익과 지난달 31일 공시된 등기임원들의 연봉을 비교해본 결과 서종욱 전 대우건설 사장은 퇴직금 22억 4100만원을 포함해 32억 800만원의 연봉을 챙겼다. 지난해 대우건설은 7180억원의 적자를 냈다.

GS건설은 지난해 8273억원의 적자가 나는 등 국내 10대 건설사 가운데 가장 큰 적자를 냈다. 그러나 허창수 회장은 17억 2700만원의 연봉을 가져갔다.


지난해 4930억원의 적자를 본 SK건설은 최창원 전 부회장이 퇴직금 51억 5000만원을 포함해 61억 4700만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건설은 2012년 152억원의 적자를 본 데 이어 지난해 1643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박창규 전 사장은 6억 3200만원, 신영자 상무와 신동주 상무는 각각 5억 1700만원씩 가져갔다.

2012년 흑자를 봤다 지난해 적자로 돌아선 항공사들도 실적과 연봉이 거꾸로 가고 있었다. 지난해 3836억원 적자를 낸 대한항공의 조양호 회장은 27억 3545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역시 1147억원 적자를 낸 아시아나 항공의 윤영두 전 사장은 17억 9400만원 연봉을 챙겼다.

유동성 위기에 처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도 회사의 위기와는 관계없이 대표들의 연봉은 꼬박꼬박 챙겼다. 한진해운은 2012년 6380억원, 지난해 6802억원 등 계속해서 적자를 냈다. 그러나 최은영 회장은 17억원의 연봉을 받았고 김영민 전 사장은 퇴직금 18억 6800만원을 포함한 23억 9100만원의 연봉을 가져갔다. 현대상선도 2012년 9886억원, 지난해 7140억원의 적자를 연달아 내고 있지만 현정은 회장은 8억 80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특히 전직 임원들의 경우 거액의 퇴직금 때문에 높은 연봉을 받았지만 퇴직금 산정 규정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기업 관계자는 “임원들은 오랫동안 근무했기 때문에 퇴직금을 많이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봉공개의 취지가 기업의 실적에 따라 정당하게 연봉이 산출되는지 주주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알려주기 위한 것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실적을 내지 못했는 데도 총수라는 이름만으로 높은 연봉을 받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단순히 연봉만 공개할 것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연봉이 정해졌는지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2014-04-04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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