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위조 2명, 밀입국 노린 이란인” 말레이 여객기 테러 가능성 낮아져
수정 2014-03-12 09:16
입력 2014-03-12 00:00
경찰 “유럽 불법이민 위해 탑승”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MH370)가 실종된 지 나흘이 지났지만 여객기 수색 작업이 좀처럼 실마리를 잡지 못하면서 수색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당초 테러범으로 추정되던 2명의 도난 여권 탑승자들이 모두 유럽으로 가려던 이란인으로 확인되면서 실종 원인은 더욱 미궁에 빠졌다. 대규모 수색에도 흔적조차 찾지 못하는 데다 사고 당시 위험 신호조차 발견되지 않아 의혹만 부풀고 있다.
쿠알라룸푸르 AFP 연합뉴스

주지 AFP 연합뉴스
테러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사고 원인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항공 무선통신이 조종사에 의해 제어된다며 조종사의 자살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2002년 미국 뉴욕발 이집트항공 여객기와 1997년 인도네시아에서 일어난 싱가포르항공 계열의 실크항공 여객기 추락사고의 원인이 조종사 자살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NYT는 동체의 균열이나 시스템 결함 등이 문제가 된 적도 있다고 꼽았다. 다만 이런 사고는 대개 노후 기종에서 발생하는 것이라며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는 11년밖에 안 됐다고 설명했다. 마이애미항공의 변호사 스티브 마크스는 “조종사가 기체 손실을 보고할 수 없을 만한 고도에서 기계 이상이 생겼을 수 있다”며 기계 결함을 원인으로 들었다. 그러나 사고기는 12일 전 받은 점검에서 기체에 아무 문제가 없던 상태였다.
구조 및 기체 이상 신호가 없었던 점 역시 의문이다. 위급상황 시 지상 관제 당국에 단문의 메시지를 자동으로 보내는 ‘항공기 운항정보 교신시스템’(ACARS)은 사고 당시 작동하지 않았다.
현장 수색팀도 고전 중이다. 회항한 흔적이 확인되면서 정상 항로에서 수백㎞나 벗어날 수 있는 만큼 베트남 당국은 이날 사고기 수색 범위를 2만㎞가량 확대했다. 유엔 핵실험 감지기구도 여객기 실종 인근지역에서 폭발이 있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그러나 선박들이 버린 해양 폐기물이나 쓰레기 등이 도처에 널려 있어 수색작업도 만만치가 않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2014-03-12 1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