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대신 길거리 호객… 틈새 노리는 카드사
수정 2014-01-28 09:27
입력 2014-01-28 00:00
최근 카드 해지 고객 늘자 현금·경품 미끼로 모집 경쟁
회사원 이모(43)씨는 지난 18일 자녀와 함께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를 찾았다가 생각지 않았던 신용카드를 만들었다. 자신을 신한카드 모집인이라고 밝힌 한 중년 여성이 다가와 “현금 5만원을 드릴 테니 좋은 기회에 카드 한 장 더 만들라”고 하는데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이씨는 “카드를 만들 때 현금을 주거나 길거리에서 다가와 가입을 권하는 게 다 없어진 줄 알았는데 여전하더라”면서 “정보 유출 이후 카드를 바꾸는 사람이 늘어서 더 경쟁이 치열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은행과 카드사 등 금융권에 종사하는 지인이 많아 자기 명의의 신용카드만 5개를 갖고 있는 회사원 현모(29·여)씨는 지난 주말 카드사들로부터 3통의 전화를 받았다. 카드사 정보 유출 사건을 계기로 고객 정보보호를 강화한다며 한 달 3000원짜리 신용정보 보호 서비스에 가입하라는 내용이었다. 1개월 무료 서비스부터 10% 가격 할인까지 카드사마다 서로 다른 혜택을 제시했다. 현씨는 “정보 유출 이후 오히려 이런 전화가 더 많이 오는 것 같다”면서 “앞으로 전화 영업을 못 한다고 하는데 카드사 입장에서는 모르지만 고객한테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카드를 비롯해 신한, 삼성카드 등은 금융 당국의 비대면 상품판매 조치가 있기 전인 지난 26일까지 카드가입 권유와 부가 서비스 판매 등 텔레마케팅 영업을 지속했다.
금융 당국이 27일부터 카드사를 포함해 은행, 보험사 등 전 금융사의 전화 대출 권유와 상품판매를 전면 금지하자 오히려 카드 모집인을 통한 길거리 영업 등 불법행위가 성행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가장 큰 마케팅 수단인 텔레마케팅(TM)을 못 하게 하면 다른 채널을 통한 영업을 강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업계의 경쟁이 치열한 것은 시장의 크기가 한정돼 있어 ‘고객 뺏기고 빼앗기’를 통해서만 자사의 파이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기존에 카드를 여러 장 두고 사용하는 고객들이 많아 카드 3사의 해지, 탈회 고객이 많아도 다른 카드사의 직접적인 이익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카드업계 전체적으로 위기에 처해 있는 만큼 수익 감소폭을 줄이기 위한 영업력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2014-01-2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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