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보다 10배 큰 암석 행성은 측정 오류? ‘메가 지구’를 둘러싼 논쟁 [우주를 보다]
수정 2026-11-05 16:50
입력 2026-11-05 16:50
천문학자들은 현재까지 6000개 이상의 외계 행성을 찾아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이 가운데 상당수가 태양계에서 볼 수 없는 형태의 행성이라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목성보다 큰 가스 행성인데, 별에 바짝 붙어서 공전하는 뜨거운 목성이나, 지구보다 몇 배 큰 질량을 지녔는데, 암석 행성인 슈퍼 지구가 그런 경우다.
그런데 이 가운데는 상당히 극단적인 행성도 존재한다. 일부 암석형 행성은 지구보다 질량이 10배 넘는 것으로 나타나 ‘메가 지구’(Mega Earth)로 불리는데, 현재 주도적인 행성 생성 이론으로는 설명되지 않아 과학자들 사이에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기존 이론에 따르면 행성은 지구 반지름의 약 1.5~1.75배, 즉 지구 질량의 약 4~5배에 달하는 질량에 도달하면 순수 암석으로 이뤄진 행성에서 가스 행성으로 진화하기 시작한다. 새로 생긴 별 주변에 있는 가스와 먼지의 원반인 원시 행성계 원반에서 강한 중력으로 가스를 끌어당기기 때문이다.
캐나다 맥길 대학의 천문학자 케이시 브링크만과 니콜라스 코완은 메가 지구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인지 아니면 관측 오차에 의한 것인지를 검증했다. 가장 확실하게 행성의 지름을 측정하는 방법은 물론 직접 망원경으로 확인하는 것이지만, 대부분의 외계 행성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현재 관측 기술로는 대부분 직접 측정이 불가능하다.
과학자들이 대신 간접적인 방법을 통해 외계 행성의 존재를 확인하고 질량을 측정한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시선 속도법’(도플러 분광법)이다.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의 중력 때문에 별이 미세하게 앞뒤로 흔들리는 현상을 도플러 효과로 관측하는 원리다.
그런데 자기 활동이 강한 별은 별 표면의 흑점과 밝은 부분들이 회전하면서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기 때문에 시선 속도법으로 외계 행성의 질량을 측정할 때 오차가 발생한다. 별의 주기적인 밝기 변화가 마치 별의 흔들림 같은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행성의 질량을 과대평가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연구팀은 나사의 외계행성 아카이브에서 지구 지름의 4배 이하이고 시선 속도법으로 질량을 측정한 암석형 행성 333개를 선정해 메가 지구에 해당하는 행성이 주로 활동성이 큰 별 주변에서 포착됐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지구 질량의 10배가 넘는 행성 8개는 예외 없이 활동성이 큰 별이었다. 통계적으로 분석하면 우연이 이런 분포를 보일 가능성은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거대 암석 행성이 활동성이 큰 별 주변에서 더 잘 생성돼야만 하는 논리적 이유도 없다.
다만 이번 연구는 메가 지구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본 것은 아니다. 본래 가스를 지닌 행성이라도 별에 너무 가까이 붙어 있어 가스를 잃어버린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단지 현재 보고된 메가 지구의 상당수가 측정 오차이고 실제로는 ‘슈퍼 지구’ 정도일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반대로 이것이 측정 오차가 아니고 실제로 진짜 메가 지구가 활동성이 큰 별 주변에서 잘 생성되는 것이라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 현재의 행성 생성 이론을 뒤집는 더 중요한 발견이 될 수 있다. 과학자들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메가 지구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연구를 계속해 나갈 것이다.
고든 정 과학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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