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무 샀는데 유도탄 공장까지…폴란드가 韓과 현지 생산 나선 이유 [밀리터리+]

윤태희 기자
수정 2026-11-05 21:30
입력 2026-11-05 21:30
우크라전이 드러낸 탄약 보급의 중요성…수입 넘어 자국 생산 기반 확보 추진
한화·WB 합작공장 2030년 본격 양산 목표…폴란드군 수요 넘어 동맹국 공급도 구상
한국산 다연장로켓 천무를 도입한 폴란드가 유도미사일을 직접 생산할 공장 건설에 들어갔다. 무기를 확보하는 데서 나아가, 전쟁이나 위기 상황에서도 탄약을 꾸준히 보충할 기반을 갖추겠다는 취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4일(현지시간) 폴란드 고주프 비엘코폴스키에서 WB그룹과 설립한 합작법인 HWBAS의 유도미사일 생산공장 착공식을 열었다고 5일 밝혔다. 한화가 해외에 짓는 첫 유도미사일 생산시설이다.
공장은 폴란드형 천무 ‘호마르-K’에 탑재하는 사거리 80㎞급 유도미사일 CGR-080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번 착공은 지난해 12월 체결한 현지 생산·공급 계약을 실행하는 단계다.
폴란드가 공장까지 짓는 이유는 국방부 설명에 담겼다.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착공식에 보낸 서한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정밀 타격 능력과 충분한 탄약 확보의 중요성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최신 무기도 안정적인 보급 없이는 제 역할을 다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발사대 확보 다음은 유도탄 보급
다연장로켓은 발사대만 확보한다고 운용 준비가 끝나지 않는다. 훈련과 작전에 쓸 유도탄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체계도 필요하다. 폴란드는 그 공급 기반을 자국 안에 구축하려 한다.
폴란드 국방부는 이번 공장이 군의 탄약 수요를 맞추고 공급의 독립성과 위기 대응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국방비 지출이 자국 기업과 기술 개발, 일자리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산업정책 목적도 밝혔다.
한화도 현지 생산에 계속 참여한다. 합작법인 지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51%, WB그룹 자회사 WB일렉트로닉스가 49%를 보유한다. 한화는 합작법인과의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바탕으로 유도미사일 생산기술과 노하우를 전수할 예정이다. 완제품 공급에 더해 현지 생산 사업에도 참여하는 구조다.
유럽 방산매체 디펜스 인더스트리 유럽은 4일 보도에서 생산 공정과 인력 양성도 사업의 주요 과제로 소개했다. 합작법인은 현지 직업교육기관과 인턴십·실습 및 교육과정 개발을 위한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유럽 공급 거점 구상…양산은 2030년 목표
폴란드 공장은 자국군 수요를 넘어서는 역할도 구상하고 있다. 폴란드 국방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동맹국 시장으로 수출할 역량도 키우겠다고 밝혔다. 한화 역시 공장을 유럽 내 유도미사일 생산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이는 사업 방향으로, 제3국 공급 계약이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공장 건설과 실제 생산 사이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한화는 약 116만㎡ 부지에 2028년까지 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생산설비 구축과 기술이전, 시험·인증 등을 거쳐 2029년 말 초도 생산을 시작하고 2030년 본격 양산에 들어가는 일정이다.
현지 생산 대상으로 제시한 유도탄은 우선 CGR-080이다. 다른 사거리의 유도미사일 생산 확대와 유럽 시장 공급은 향후 과제다. 착공을 넘어 생산 공정을 구축하고 시험·인증을 마쳐야 폴란드군이 현지에서 만든 유도탄을 공급받을 수 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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