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어뢰 빼고 간다고?…韓 ‘잠수함 킬러’ 중동 보내는 이유 [밀리터리+]

윤태희 기자
수정 2026-11-05 17:30
입력 2026-11-05 17:30
포세이돈 1대 추가 파견 추진…해적 활동 늘어난 아덴만·오만 남방 감시
호르무즈 진입은 제외…향후 기뢰 제거 투입도 안전 확보·별도 국회 동의 필요
‘잠수함 킬러’로 불리는 우리 해군의 P-8A 포세이돈이 공격 무장 없이 아덴만 감시에 나선다. 정부는 청해부대에 포세이돈 1대를 추가 파견해 해적을 감시하고 우리 선박의 안전한 항해를 지원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5일 청해부대의 임무 구역을 기존 아덴만에서 오만 남방 외해까지 넓히고, 해상초계기와 폭발물처리반(EOD), 무인 소해전력을 추가하는 파견 연장 수정 동의안이 차관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다음 주 국무회의와 대통령 재가를 거쳐 국회 동의를 받을 방침이다.
포세이돈은 잠수함을 탐지·추적하고 어뢰로 공격할 수 있는 해상초계기다. 공대함 미사일도 탑재할 수 있지만 이번에는 전쟁 불개입 원칙에 따라 공격 무장을 싣지 않고 자체 방어체계만 갖출 예정이다.
정부는 파견 배경으로 해적 활동 증가를 들었다. 국방부에 따르면 소말리아 해적 활동은 지난해 11건에서 올해 현재까지 36건으로 늘었다. 주요국 해상전력이 홍해와 호르무즈 일대로 집중되면서 해적 대응에 공백이 생겼고, 활동 범위도 오만 남방까지 넓어졌다는 설명이다.
잠수함 찾던 감시장비로 우리 선박 지킨다
포세이돈의 임무는 넓은 해역을 살피며 우리 선박 항로 주변의 이상징후를 미리 찾아내는 것이다. 레이더와 전자광학·적외선 카메라 등을 활용해 해상 표적과 움직임을 파악한다.
보잉 737을 기반으로 개발한 P-8A는 대잠전뿐 아니라 해상 감시정찰과 수색구조도 수행하는 다목적 항공기다. 공격 무장을 싣지 않더라도 감시장비로 선박 보호를 지원할 수 있다.
초계기 관련 파견 인원은 지휘부와 조종사 등 총 45명이다. 실제 비행 임무에는 한 번에 9명이 탑승한다. 거점으로는 동아프리카 지부티를 검토하고 있다. 미국·일본·프랑스 등도 이곳에 초계기를 전개하고 있어 군은 해적 정보 공유와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
청해부대에는 무인수상정(USV), 무인잠수정(UUV), 원격조종 수중탐사기(ROV) 등 기뢰 탐색·제거 장비도 추가할 계획이다. 무인잠수정이 물속의 의심 물체를 찾고, 수중탐사기가 영상으로 확인하거나 폭발물 설치를 돕는 방식이다.
호르무즈선 선박 화재…한국군 진입은 별개
로이터통신은 5일 청해부대 활동 확대 소식을 전하며 한국에 이란 전쟁 지원을 요구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을 배경으로 짚었다. 정부는 그동안 미국에 호르무즈 해협 안정화에 기여할 의지를 전달하며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해왔다.
호르무즈에서는 선박 화재 소식도 나왔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이날 유조선 2척과 예인선 1척에 각각 화재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유조선 한 척이 기뢰에 부딪혔다고 주장했으나 사고 원인과 피해 규모는 해당 보도에서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이란은 앞서 한국의 군사적 기여에도 경고했다. 스페인 EFE통신에 따르면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 9월 7일 엑스(X)에 한국어 글을 올려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에 군사력을 배치하거나 작전에 참여하는 국가는 미국의 공격을 직접 지원하는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파견안은 호르무즈 해협 진입을 포함하지 않는다. 활동 구역은 오만 두큼항 남단까지의 오만 남방 외해이며, 호르무즈와 맞붙은 오만만도 제외된다. 포세이돈의 이란 영토·영해와 호르무즈 안쪽 탐지도 제한한다.
정부는 새 파견 연장안에 ‘국제 해상교통로 상 항행의 자유 회복 지원’ 임무를 추가했다. 소해전력은 현지에서 훈련하며 향후 기뢰 제거 참여에 대비한다. 국방부 당국자는 “사전 준비 차원에서라도 전개 필요성이 있다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호르무즈 투입에는 전쟁 종료나 미국·이란 간 합의 등으로 안전이 확보되는 ‘허용적 환경’이 전제돼야 한다. 정부는 이 경우에도 별도의 새로운 파병 동의안에 대한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추가 전력은 한국군의 독자적인 지휘체계 아래 운용한다. 정부는 이란을 비롯한 주요국에 파견 방안을 설명할 계획이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불필요한 오해가 없도록 이란을 비롯한 주요국과도 소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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