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천궁-Ⅱ 살 돈 풀리나…이라크 의원, 예산 배정 전망 [밀리터리+]

윤태희 기자
수정 2026-11-04 21:30
입력 2026-11-04 21:30
이라크 의회 국방위원, 천궁-Ⅱ 도입 재원 곧 배정될 것으로 예상
실제 예산 배정·대금 지급은 미확인…인도 일정도 확인 필요
이라크가 도입 계약을 맺은 한국산 방공체계에 조만간 예산이 배정될 것이라는 현지 의회 관계자의 발언이 나왔다. 천궁-Ⅱ 도입을 둘러싼 재정 논란 이후 나온 발언이지만, 실제 대금 지급이나 인도 일정의 변화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라크 매체 알마다에 따르면 지난 2일(현지시간) 의회 안보·국방위원회 소속 알리 이나이르 의원은 “한국산 방공체계에 조만간 예산이 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나이르 의원은 첨단 방공체계 확보를 2027년 예산에 반영하는 것도 국방부의 우선 과제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그는 튀르키예와 체결한 기존 방공체계 계약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가까운 거리부터 중·장거리까지 여러 단계의 방공체계를 확보해야 이라크 영공을 보호할 수 있다는 취지다.
다만 이번 발언은 예산 배정에 대한 전망이다. 이나이르 의원은 한국산 방공체계에 배정할 금액이나 집행 날짜를 제시하지 않았다. 천궁-Ⅱ 계약 대금 가운데 어느 항목에 사용할 재원인지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3조 7000억원대 계약…대금 지급 놓고 엇갈린 설명
이라크는 2024년 9월 당시 LIG넥스원과 약 3조 7135억원 규모의 천궁-Ⅱ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도입 물량은 8개 포대다. 천궁-Ⅱ는 탄도미사일과 항공기 공격에 대응하도록 국내에서 개발한 중거리·중고도 지대공 요격체계다.
이후 이라크 정치권에서는 후속 대금 지급이 늦어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팔레 알카잘리 의원은 지난 7월 6일 현지 매체 샤파크뉴스에 이라크가 초기 대금 5억 달러를 지급했지만, 자금 부족과 예산 미배정으로 나머지 지급이 지연됐다고 주장했다. 이는 의원의 설명으로, 계약상 지급 현황 전체가 공식 공개된 것은 아니다.
반면 LIG D&A는 수출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본지가 지난달 28일 보도한 기사에도 이 같은 회사 측 입장이 담겼다. 따라서 이번 예산 배정 예상 발언만으로 기존 계약이 중단됐다가 재개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수개월 안에 첫 장비”…천궁-Ⅱ인지는 미공개
이라크 군 당국은 방공망 확충을 서두르고 있다. 사바 알누만 이라크 군 최고사령관실 대변인은 지난달 16일 루다우 인터뷰에서 미국·튀르키예·한국과 방공체계 계약을 맺었으며, 수개월 안에 첫 장비가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알누만 대변인은 방공망 개발 계획을 6년에서 3년으로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쿠르드 자치지역을 포함한 이라크 전역의 영공을 보호하겠다는 목표다. 다만 처음 도착할 장비의 생산국이나 기종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군이 지난 9월 말 철수한 이후 이라크는 자체 방공 역량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한국산 중거리 요격체계와 다른 나라의 대드론·감시 장비를 함께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이번 의회 발언은 한국산 방공체계의 재원 마련이 여전히 현지의 주요 현안임을 보여준다. 다만 예산 배정 전망이 실제 지급으로 이어지는지, 첫 도입 장비에 천궁-Ⅱ가 포함되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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