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네타냐후와 진짜 헤어질 결심?…“年 5조원 지원 중단” 속셈은? [핫이슈]

송현서 기자
수정 2026-11-04 22:30
입력 2026-11-04 22:3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조원 규모의 이스라엘 군사 지원을 올해 말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이란 전쟁을 함께 시작한 양국 관계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폭스 앤 프랜즈’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군사 지원과 관련해 “우리는 그들에게 40억 달러(한화 약 5조 4000억원)를 지원해 왔지만 연말에는 그것이 중단될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매우 성공적인 국가가 됐기 때문에 (지원금 중단도) 문제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은 지원을 필요로 하지 않고 우리는 더 이상 이스라엘에 돈을 주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만약 그들이 필요하다면 도움을 줄 것이다. 이스라엘은 훌륭한 동맹”이라고 덧붙였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국은 2016년 체결된 미·이스라엘 안보 지원 양해각서(MOU)에 따라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9년부터 2028년까지 이스라엘에 380억 달러(약 51조원) 규모의 군사 원조를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매년 38억 달러(무기 구매 자금 33억 달러, 미사일 방어 지원 5억 달러)를 이스라엘에 군사 원조로 제공해 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선언으로 종료 시점이 2년 앞당겨지게 됐다.
트럼프가 이스라엘에 ‘선 긋기’ 나선 이유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대한 해당 원조가 정치적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원조가 (미국 내에서) 정치적 공격의 표적이 됐기 때문에 (지원 중단에 대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를 이해했다”며 미시간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압둘 엘사예드 민주당 후보를 언급했다.
엘사예드는 선거 운동 기간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비판하고 그 재원을 미국 내 의료·교육 등 국내 문제에 사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좌파는 비밀도 아닌 40억 달러 지원을 불공정의 상징으로 이용해 먹고 있다”며 “왜 우리가 엘사예드 같은 미치광이의 비난을 감수해야 하나”라고 말했다. 민주당 내 진보 진영을 중심으로 이란 전쟁이 생활비 상승의 원인이 됐다는 비판이 이번 이스라엘 지원 중단의 배경이 됐음을 시사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반이스라엘 여론 확산에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3일 “가자 전쟁 이후 미국 내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가 빠르게 약화됐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정치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스라엘 지원 중단을 결정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가 지난 7월 진행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56%가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원조를 줄이거나 중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2012년 같은 내용의 응답 비율이 38%였던 것과 비교하면 미국 내 여론이 상당히 변화한 셈이다.
네타냐후도 원했을까?트럼프 대통령의 이스라엘 군사 지원 중단이 네타냐후 총리의 향후 국정 운영 방향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도 있다.
AP통신은 3일 “이번 지원 중단 논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결정이라기보다 네타냐후 총리도 수년간 추진해 온 방향과 맞닿아 있다”며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의 군사 원조에 대한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낮추고 자국 재정으로 미국산 무기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을 밝혀 왔다”고 전했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6월 미국 공화당 소속 마린 스터츠먼 하원의원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제 원조 수혜국에서 동반자로 전환할 때가 됐다”고 밝힌 바 있다.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의 군사 원조 의존도를 낮추면 미국 내에서 이스라엘의 정치적 위상을 개선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NYT는 “미국의 무상 군사 원조가 계속되면 미국 의회에서 지원금 사용과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을 연계한 논쟁이 반복될 수 있지만, 이스라엘이 미국과 방위산업·기술 협력 협정을 체결하면 원조를 둘러싸고 반복되는 정치적 공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인터뷰에서 “네타냐후가 먼저 (이 문제에 대해) 접근해 왔고 거액이 걸린 문제라 지난 몇 년간 함께 논의했다”며 “그가 먼저 ‘우리가 지원을 받지 않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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