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라 비난하더니…‘젤렌스키 입’이었던 전 대통령 대변인 ‘반역죄’ 기소된 이유 [핫이슈]

박종익 기자
수정 2026-11-04 14:36
입력 2026-11-04 14:30
한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충직한 ‘입’이었던 대변인이 결국 국가 반역죄로 기소됐다. 우크라이나 검찰과 보안국(SBU)은 3일(현지시간) 율리아 멘델(40)을 반역과 러시아 침략을 정당화한 혐의로 공식 기소했다고 밝혔다. 두 기관은 “멘델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보 및 파괴 활동에 가담했다”면서 “크렘린 정권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전을 정당화했다”고 밝혔다. 또한 검찰 측은 지난 5월 미국의 보수 성향 팟캐스터 터커 칼슨과의 인터뷰 내용을 그 근거로 삼았다.
당시 멘델은 이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는 소멸 위기에 처해 있고 민족적으로 퇴행하고 있다”거나 “우크라이나에는 표현의 자유가 없으며 온통 금지뿐”이라며 모국을 구소련에 비유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2022년 이스탄불 평화 협상 당시 대표단과의 대화를 인용하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대외적으로는 한 치의 땅도 양보하지 않겠다고 외쳤지만 무대 뒤에서는 러시아의 요구(돈바스 영토 양보 등)를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멘델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평화의 가장 큰 장애물”이자 “독재자”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과거 대통령의 가장 두터운 신임을 받던 대변인이 반대로 ‘정권 저격수’가 된 셈이다.
이에 대해 멘델은 자신의 혐의를 페이스북을 통해 즉각 부인했다. 그는 “이번 기소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탄압이자 정치적 보복”이라면서 “러시아 측과 어떠한 협력이나 공모를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칼슨과의 인터뷰 내용에 대해서는 “젤렌스키 대통령 주변의 부패, 표현의 자유 부재, 정치적 박해를 폭로한 내용들”이라고 강조했다.
멘델은 2019년 젤렌스키 대통령이 당선 직후 실시한 대변인 공개 경쟁 채용에서 4000대 1을 뚫고 우승해 초대 대변인이 됐다. 취임 후에는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젤렌스키 대통령을 칭송하고 적극 옹호해왔으나 기자들과의 소통에서 잦은 구설에 오르며 2021년 대변인직에서 물러났다. 퇴임 직후만 해도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왔으나 지난해부터 최측근들의 부패 스캔들이 터지면서 비판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 멘델은 미국에 거주하며 젤렌스키 대통령을 겨냥한 보다 강도 높은 폭로와 비판을 쏟아내면서 완전히 돌아선 모습으로 주목받았다.
박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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