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모습만 스텔스기라고?…中서 또 KF-21 평가절하, 주장 따져보니 [밀리터리+]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6-11-03 19:30
입력 2026-11-03 19:30

소후·왕이에 유사 게시물 14건…내부무장창 부재 들어 젠-20 우위 주장
공식 목표는 4.5세대…현재 성능과 미래 개량 구분해야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비행 사진과 중국 포털 소후에 게시된 평가절하 글을 태극기·오성홍기 배경에 합성한 이미지. 오른쪽 논평 화면은 원본 캡처를 바탕으로 AI가 재구성했다. KAI 제공·소후 캡처·AI 합성 이미지


중국 온라인 콘텐츠 계정들이 한국형 전투기 KF-21을 “스텔스 외피를 두른 4세대 전투기”라고 평가절하했다. 내부무장창이 없다는 특징을 들어 중국 전투기에 맞설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입증할 비교시험 자료는 제시하지 않았다.

중국 포털 소후의 콘텐츠 계정 ‘커이관차’(刻意观察)는 지난달 28일 필리핀의 KF-21 40대 도입설을 소개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3일 확인한 결과 같은 제목과 유사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은 소후에서 13건, 왕이에서 1건으로 총 14건이었다. 같은 주장의 반복 게시로, 서로 독립적인 분석은 아니다.


중국 포털 소후에서 KF-21 관련 글을 검색한 화면. 서로 다른 계정이 같은 제목과 유사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을 올린 모습이 보인다. 소후 캡처


이들 글은 중국군이나 포털 편집국의 공식 평가가 아닌 창작자 콘텐츠다. KF-21에 내부무장창이 없어 젠-20(J-20)과 스텔스 성능 차이가 크다며 필리핀이 40대를 도입해도 중국 해·공군에 위협을 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8월에도 소후의 다른 군사 블로거가 내부무장창 부재 등을 거론하며 J-10C의 우위를 주장했다. 다만 이번 글이 전제로 삼은 필리핀의 KF-21 40대 도입은 확정된 계약이 아니다.



내부무장창 없는 건 사실…공식 목표부터 4.5세대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시제 4호기가 시험비행하고 있다. 동체 하부에는 공대공미사일이 반매립 방식으로 장착돼 있다. 현재 KF-21은 무장 전체를 기체 안에 수납하는 내부무장창을 갖추지 않았다. KAI 제공


현재 KF-21은 무장을 동체 안에 넣는 내부무장창을 갖추지 않았다. 동체 하부에 미사일 일부를 밀착시키는 반매립 방식은 무장 전체를 내부에 수납하는 구조와 다르다. 본격적인 5세대 스텔스 전투기와 구분되는 설계상 한계다.

그러나 해당 글은 “한국이 스텔스 전투기라고 부른다”고 서술하면서도 이를 뒷받침할 공식 발표를 제시하지 않았다. 방위사업청은 KF-21을 F-4·F-5 등 장기 운용 전투기를 대체하고 미래 전장에 대비하기 위한 ‘4.5세대급 다목적 전투기’로 설명한다.

내부무장창이 없다고 탐지를 줄이려는 설계까지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한국군사문제연구원의 홍성표 연구위원은 지난달 발간한 분석에서 저피탐 기체 설계와 센서 정보를 융합하는 항전체계를 KF-21의 주요 특징으로 꼽았다. 그렇다고 이런 특징이 젠-20과 동등한 스텔스 성능을 뜻하지는 않는다.

중국 글은 KF-21 레이더의 탐지거리도 제시했지만 측정 조건이나 시험 출처는 밝히지 않았다. 젠-20·젠-35와의 기동성·항전 장비 비교에도 검증 가능한 자료를 붙이지 않았다. 실제 교전에서는 무장과 전자전 장비, 조기경보기 지원, 조종사 숙련도와 임무 조건도 함께 작용한다.

현재 한계와 개량 구상…둘 다 구분해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공개한 KF-21EX 개량형 개념도. 내부무장창에 2000파운드급 유도폭탄을 수납하는 구상을 표현했다. 현재 KF-21 양산기에는 내부무장창이 없다. KAI 제공


KF-21의 공대공 능력은 별도의 시험을 거쳤다. 방사청은 지난 5월 블록Ⅰ의 기본 성능과 공대공 능력 검증을 마치고 ‘전투용 적합’ 판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 공군의 요구 성능을 충족했다는 의미로, 중국 전투기보다 우수하다는 판정은 아니다.

후속 사업에서는 임무 범위를 넓힌다. 방사청은 추가 무장 시험을 통해 공대지 능력 확보를 추진한다. 국방과학연구소도 레이더가 지상·해상 표적을 탐지·추적하는 기능과 성능을 검증하는 사업을 2028년까지 진행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내부무장창을 적용하는 KF-21EX 구상도 공개했다. 공식 개념도에는 동체 내부에 2000파운드급 유도폭탄을 수납하는 모습이 담겼다. 현재의 외부 무장 탑재 방식을 넘어 저피탐 성능을 높이려는 방향이다.

다만 개념도는 개발·시험을 마친 실물이 아니다. 현재 추진하는 공대지 능력 확보와 미래형의 내부무장창 적용도 별개다. 향후 구상을 이미 확보한 성능처럼 소개하거나 현재 형상만으로 개량 가능성까지 부정해서는 안 된다.

중국 글의 허점은 내부무장창 부재를 지적한 데 있지 않다. 설계상 한계를 근거로 실제 교전 결과와 필리핀의 전력 증강 효과까지 단정한 데 있다. 한국이 제시해야 할 근거 역시 막연한 우수성 주장이 아니라 후속 무장 시험 결과와 전력화 이후의 운용·정비 성과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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