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예멘 턱밑까지 갔다…“아덴 80㎞ 앞까지 진격” 걸프국들 긴장 [핫이슈]

송현서 기자
수정 2026-11-03 16:50
입력 2026-11-03 16:50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예멘의 임시 수도인 아덴에서 80㎞ 이내까지 진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중간선거 이후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새 전선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2일 예멘군 소식통 4명을 인용해 “후티 반군이 예멘 정부의 주요 거점이자 임시 수도인 아덴에서 80㎞ 이내까지 진격했다”며 “이번 진격으로 후티 반군은 2015년 전쟁 초기 당시 아덴에 잠시 진입했다 후퇴한 이후 가장 아덴에 근접했다”고 전했다.
이번 보도는 후티 반군이 예멘 정부를 지원하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공세 수위를 강화하는 가운데 나왔다.
로이터에 따르면 후티 반군의 공세는 아덴과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도로를 따라 위치한 전략적 요충지들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아덴과 타이즈를 연결하는 알마카티라 지역을 기습 장악하며 공세를 강화했다.
타이즈는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배후 지역이자 예멘 북부와 남부를 연결하는 요충지다. 올해 들어 후티 반군의 서부 해안 진출과 맞물리면서 중요성이 더욱 커진 지역으로 꼽힌다.
후티 반군은 사흘 전 알마카티라 지역의 정부군 진지를 공격한 뒤 해당 지역 전체를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군은 해당 지역에서 후퇴했다.
군 소식통은 로이터에 “이번 진격으로 후티 반군은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내려다보이는 산맥을 따라 정부군을 우회해 공격할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해당 경로는 후티와 정부군의 분쟁에서 정부군 지역과 타이즈를 연결하는 마지막 남은 통로였다”며 “예멘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타이즈는 지난달 초 후티 반군이 남쪽 아덴으로 이어지는 주요 도로를 차단한 이후 포위돼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포위 공격으로 10만명이 넘는 피난민이 발생했고 식량과 연료, 의약품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최근의 공세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향해 벌이는 전쟁에서 불안정한 새로운 전선이 열렸음을 의미한다. 또 사우디를 해당 지역 분쟁에 더욱 깊숙이 끌어들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대규모 공습 가능성에 걸프 국가들 대비 중예멘에서 벌어지는 정부군과 후티 반군의 분쟁은 현지시간으로 3일부터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 이후 미국의 대규모 공습 가능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 “미국의 걸프 지역 동맹국들이 이르면 이번 주 미국의 대규모 이란 공습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걸프 국가들은 국제공항을 포함한 주요 시설들에서 비상 상황에 대비한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네덜란드와 벨기에의 걸프 지역 공관들은 지난달 29일 중동 안보 상황이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아온 사우디에서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재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는 이번 주에도 각 학교의 수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미국과 이란 간 평화 협상 재개를 중재해 온 카타르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협상에 정통한 당국자를 인용해 “카타르 중재자들이 오늘 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과 잠재적 합의안을 논의하기 위해 테헤란을 방문했다”며 “지난 8일간 협상해온 미국-이란 합의 초안의 한 버전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이란은 미국의 이란 항구 봉쇄 해제 등의 요구 조건을 제시하고 미국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이틀 안에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이란 국영(IRNA) 통신에 “중재국을 통한 협의가 매우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우리는 조건과 제안을 제시했으며, 모든 것은 미국의 정치적 판단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선거 직전까지 이란 공습 재개와 관련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이날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와 한 인터뷰에서 이란 공습 재개 여부와 관련해 “어떤 식으로든 우리는 무엇인가를 할 테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다”며 “우리는 이란과 대화하고 있고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도 “이란은 가능한 한 빨리 합의를 원한다.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추가 공격 가능성을 거듭 거론하며 이란을 압박해 온 태도가 달라진 셈이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진행되도록 두는 한편, 합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면 다시 전쟁에 나설 준비를 하는 등 당분간 투트랙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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