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전차 손보던 자리에 한국 K2…폴란드 공장이 바뀌는 이유 [밀리터리+]

윤태희 기자
수정 2026-11-03 07:00
입력 2026-11-03 07:00
레오파르트 개량하던 곳에 K2PL 조립시설…2027년 말 구축 계획
61대 현지 생산 준비…부품 공급망 넓히고 정비 인력도 육성
독일산 레오파르트 전차를 개량하던 폴란드 공장에 한국 K2 전차의 조립시설이 들어선다. 기존 작업 공간을 바꾸고 도장·시험 설비도 갖춰 폴란드형 K2인 K2PL의 현지 생산을 준비하는 것이다.
폴란드 글리비체시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영 방산그룹 PGZ 산하 부마르 와벤디는 2027년 말까지 K2PL 조립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레오파르트 개량에 사용하던 생산라인 자리에 새 시설을 마련한다.
이미 공사를 시작한 도장시설은 2027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한다. 현재 설계 중인 K2 시험시설은 같은 해 1월부터 건설할 예정이다. 공장 투자 프로그램 전체의 완료 목표는 2028년 말이다.
이번 변화는 독일 전차와의 신규 구매 경쟁 결과가 아니다. 폴란드가 계약한 K2PL을 자국에서 생산하기 위해 기존 공장의 역할과 설비를 바꾸는 과정이다.
조립부터 도장·시험까지…전차 만들 기반 갖춘다
전차 생산에는 부품을 조립할 공간뿐 아니라 완성차를 도장하고 상태를 확인할 설비도 필요하다. 부마르 와벤디가 여러 시설을 함께 준비하는 이유다.
용접·기계 가공 시설도 신설한다. 모니카 크루첵 사장은 관련 건축허가를 확보했으며 2027년 1~2월 착공해 2028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폴란드 당국은 투자 이행을 조건으로 법인세 감면을 지원한다. 현금을 직접 지급하는 보조금이 아니라 회사가 낼 세금 일부를 줄여 설비 투자에 활용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한국 측도 생산 준비를 지원한다. 폴란드 국방부는 현대로템이 K2PL과 지원차량 조립라인 구축에 필요한 생산 도구와 장비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현대로템은 지난 4월 부마르 와벤디와 현지 생산·정비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폴란드산 카메라와 관성항법장치를 적용하고 현지 인력이 K2 정비에 참여하는 내용도 담았다. 이번 공장 개편은 이러한 협력을 실제 생산시설로 연결하는 단계다.
첫 단계는 61대 조립…차체·포탑 제작은 다음 과제
폴란드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체결한 2차 이행계약은 K2 180대 도입을 담고 있다. 기존 구성인 K2GF가 116대이며 폴란드 요구를 반영한 K2PL이 64대다.
K2PL 가운데 첫 3대는 한국에서 제작해 변경된 구성에 대한 시험을 거친다. 나머지 61대는 부마르 와벤디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글리비체시 자료는 현지 물량의 작업을 ‘최종 조립’으로 설명한다. 첫 전차의 조립 착수 목표는 기존 일정에서 4개월 앞당긴 2028년 4월이다. 완성차 인도일이 아니라 공장에서 조립을 시작하는 시점이다.
부품 공급망도 준비하고 있다. 폴란드 군사매체 밀마그에 따르면 지난 9월에는 현지 업체 포나르 바도비체의 K2 사업 참여를 폴란드 국방부가 승인했다. 회사는 유기압 현수장치 일부 부품의 생산과 정비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협력사 승인이 실제 생산 개시를 뜻하지는 않는다.
새 용접시설을 활용한 차체와 포탑 제작은 후속 계약 과제다. 부마르 와벤디는 다음 이행계약에서 해당 작업을 맡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현재 계약에 포함된 61대의 최종 조립과 향후 핵심 구조물 생산은 구분해야 한다.
한국 측에도 현지 생산·정비 기반은 후속 사업을 이어갈 발판이 될 수 있다. 전차를 인도한 뒤에도 필요한 부품 공급과 정비, 성능개량을 현지 업체와 함께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로템은 폴란드를 유럽 내 K2 생산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공장 개편의 의미도 61대 조립을 넘어 장기간 운용할 K2의 지원 기반을 유럽에 마련하는 데 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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