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조원 해킹’ 北 지목됐는데…트럼프 “걱정 안 해”, 대응은? [핫이슈]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6-11-01 22:00
입력 2026-11-01 22:00

“北 소행이면 이야기할 것”…접촉 방식·일정은 안 밝혀
FBI는 탈취금 추적·차단…바이낸스, 비트코인·이더리움 출금 재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에 FBI 글자와 바이낸스 심벌, 북한 인공기와 디지털 자금 흐름을 결합한 이미지. 북한을 바이낸스 해킹 배후로 지목한 FBI 발표와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실제 수사 현장이나 화면은 아니다. AI 생성 이미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소행으로 지목된 바이낸스 해킹 사건에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별도의 제재나 보복 조치를 발표하지 않은 가운데 미 수사당국은 탈취금 추적과 자금세탁 차단에 나섰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진행한 취재진 문답 기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북한 배후 지목과 관련한 질문에 “알아보고 있다”고 답했다.


얼마나 우려하느냐는 질문에는 “걱정하지 않는다”며 “북한인지는 모르지만 만약 그렇다면 북한과 이 문제를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FBI는 같은 날 지난달 29일 전후 바이낸스에서 발생한 60억 달러(약 8조원) 이상 가상자산 탈취 사건을 북한 소행으로 지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연루 여부에 조건을 붙였지만 FBI 판단을 부인하거나 재검토를 지시하지는 않았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TRM랩스에 따르면 공격자는 10개 블록체인에 걸친 바이낸스 지갑에서 자산을 빼냈다. 대부분의 탈취는 약 20분 동안 이뤄졌다.



대화 일정은 미정…탈취금 이동 경로부터 차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10월 31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클럽에서 열린 핼러윈 파티에 도착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누구를 통해 어떤 방식으로 접촉할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해법으로 제시한 것도 아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31일 애틀랜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할 의향은 있지만 잡힌 회담 일정은 없다고 밝혔다. 북한이 미국과 한국 등 동맹국의 우려 사안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면 대화에 열려 있다는 설명이다.

수사당국의 대응은 자금 이동 경로에 집중됐다. FBI는 북한의 해당 사이버 활동을 ‘트레이더트레이터’로 명명하고 비밀경호국(USSS)·국세청 범죄수사국(IRS-CI)과 함께 해커들이 훔친 자산을 주로 이더리움으로 전환하는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해커들이 탈중앙화금융과 가상자산 즉시 교환 서비스를 이용해 추가 세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관련 지갑 주소도 공개하고 거래소와 블록체인 분석업체 등에 해당 주소와 연결된 거래를 차단해달라고 요청했다.

민간 업체들도 동결에 나섰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일가가 참여한 가상자산 업체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의 잭 위트코프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해킹과 관련된 자사 스테이블코인 USD1 2700만 달러어치를 동결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그동안 국가 연계 해킹조직을 통한 금융 탈취 의혹을 부인해왔다. 이번 사건에 관한 논평 요청에는 주제네바 북한대표부와 주중 북한대사관 모두 답하지 않았다.

피해 자산 95% 보충…해커에게서 되찾은 돈은 아니다
가상화폐를 상징하는 모형 동전들을 배치한 일러스트. 2025년 9월 10일 제작된 자료 이미지. 로이터 연합뉴스


바이낸스는 1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일부 가상자산의 출금을 재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회사는 보안 점검을 마치는 대로 다른 자산과 네트워크도 순차적으로 복구할 방침이다.

회사는 이날 공식 공지에서 피해 자산의 약 95%를 회사 자금으로 보충했다고 설명했다. 시장과 장외거래를 통해 해당 토큰을 새로 매입한 결과다. 나머지 5%는 유동성이 낮아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린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도난 자금 회수율과 다르다. 고객 잔액을 뒷받침할 토큰을 거래소가 사들이는 일과 해커에게서 탈취금을 되찾는 일은 별개다. 고객 손실을 막더라도 북한이 빼돌린 자금을 추적하고 회수하는 과제는 남는다.

바이낸스는 금전적 손실을 고객에게 전가하지 않겠다고 재확인했다. 출금 복구 순서는 최근 일주일간 이용자 수요를 바탕으로 정하며 초기에는 요청이 몰려 처리가 지연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조사를 마친 뒤에는 사고 경위 등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할 예정이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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