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이면 된다”더니…숙소까지 맞은 미군, 트럼프의 자신감 괜찮나 [밀리터리+]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6-11-01 13:33
입력 2026-11-01 13:18

미군 주둔시설 24곳서 구조물 274개 피해 확인
이란 재공습 경고 속 숙소 겨냥한 보복 전력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월 12일 오하이오주 영스타운에서 지원 유세 중 손짓하는 자료 사진에 이란 국기와 피해 군사기지를 연상시키는 배경을 합성했다. 배경은 실제 피격 현장이 아니다. AI 합성 이미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남은 표적을 “10분이면” 처리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이란은 앞선 교전에서 미군 숙소까지 타격했다. 미군이 일부 병력을 분산했지만 중동에서 전력을 유지하는 만큼 재공습에 따른 보복 부담은 여전하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의 군사력 상당 부분을 무력화했다며 “한두 곳은 아직 처리해야 하지만 10분이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지하 핵시설로 알려진 ‘곡괭이산’도 추가 공격 대상으로 거론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하루 앞서 공개한 위성사진 분석은 그 부담을 수치로 보여준다. WSJ는 유럽우주국(ESA)의 위성사진 수만 장과 고해상도 영상 등을 분석해 개전 첫 6개월간 미군 주둔 시설 24곳에서 구조물 274개에 피해 흔적이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사의 핵심은 피해 규모뿐 아니라 공격 양상의 변화다. 이란은 7월 교전 재개 이후 더 먼 기지로 공격을 집중하고 병력 숙소를 겨냥하는 타격도 늘린 것으로 분석됐다.

더 먼 기지·더 작은 표적…달라진 이란의 공격
7월 20일 촬영한 요르단 무와파크 살티 공군기지 위성사진. 같은 달 기지를 겨냥한 공격으로 파괴된 숙소 건물들이 보인다. Airbus DS 2026·AP 연합뉴스




2월 28일 개전 뒤 첫 2주간은 이란과 가까운 쿠웨이트 등지에 피해가 집중됐다. 시설 13곳에서 건물 최소 119개가 피해를 봤다. 미 해군 제5함대가 주둔하는 바레인 해군지원시설도 집중 공격을 받아 병력 대부분이 대피했다.

4월 초 휴전 이후 새 피해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7월 7일 휴전이 무너지자 공격은 서쪽으로 이동했다. WSJ가 이후 8월 28일까지 확인한 최소 11차례 공격 가운데 5차례가 요르단에서 발생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군 3명이 숨진 7월 17일 요르단 무와파크 살티 공군기지 공격이다. WSJ는 당시 병력 숙소 건물 최소 19개가 피해를 본 것으로 분석했다. 같은 주 다른 시설 3곳에서도 전·현직 미군 관계자들이 숙소와 유사하다고 판단한 건물들에 피해가 확인됐다.

피격 표적도 작아졌다. 휴전 붕괴 이후 피해 구조물의 크기는 이전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WSJ는 이를 정밀도 향상을 시사하는 징후로 보고 관계자 증언과 이란 측 발표를 종합해 숙소를 겨냥하는 공격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작은 피해 건물이 모두 숙소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공습은 짧아도 보복은 부담…기지 피해만 최소 50억 달러
미 육군 방공포병이 패트리엇(MIM-104) 미사일 체계를 정비하고 있다. 미 육군이 6월 1일 공개한 사진으로 촬영 장소는 밝히지 않았다. 미 육군 제공·AFP 연합뉴스


WSJ는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 국방부가 기지 피해를 최소 50억 달러(약 6조 6700억원)로 추산했다고 전했다. 비용을 보고받은 별도 인사는 최대 150억 달러(약 20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10월 16일 기준 전쟁 비용 471억 달러(약 62조 9100억원)와 별도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는 장비·시스템 교체를 제외한 건물 재건 비용만 40억 달러(약 5조 3400억원)를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피해 시설에는 동맹국 소유나 공동 사용 시설도 포함된다.

미군은 취약한 기지의 병력을 분산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일부 기지를 이란에서 더 먼 곳으로 옮기거나 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의 일부 시설에서 물러나는 방안도 검토했다. 최근에도 보복 가능성에 대비해 일부 인원을 이동시켰다.

그렇다고 중동에서 철수한 것은 아니다. 미국은 추가 해군·해병대 전력과 방공 자산을 보내며 역내 군사력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기지별 잔류 인원은 확인하기 어렵지만 남은 병력과 시설을 보호해야 하는 과제는 계속된다.

미국의 승전 평가와 실제 피해 사이에도 간극이 있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3월 이란의 탄도미사일 생산 능력이 사실상 파괴됐다고 밝혔다. 이후에도 공격은 이어졌지만 요르단에서 미군 3명이 숨진 뒤인 7월 21일에도 이란이 전투 능력을 상실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WSJ는 미 국방부 당국자들이 이란의 첨단 미사일 일부가 보존됐을 가능성과 다음 교전에서 공격이 더 정교해질 위험을 우려한다고 전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공격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으며 외교적 해결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공습이 단시간에 끝나더라도 뒤따를 보복까지 짧게 끝난다는 보장은 없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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