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은 국산인데 어뢰 발사장치는 수입?…韓, 10년 만에 바꿨다 [밀리터리+]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6-11-01 11:21
입력 2026-11-01 11:21

수압으로 무장 밀어내는 ‘워터램’ 독자 개발…발사 속도 정밀 제어
잠수함 건조 이어 내부 장비도 국산화…수출은 생산·정비 역량까지 경쟁

한화오션이 건조한 장보고Ⅲ 배치Ⅱ 잠수함 서해함의 시운전 모습에 태극기를 합성한 이미지. 사진 속 잠수함에 이번에 개발한 수평발사장치가 탑재됐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한화오션 제공·AI 합성


한국이 독자 설계한 잠수함에도 해외 기술을 쓰는 핵심 장비가 있다. 어뢰 등 무장을 바다로 내보내는 발사체계가 대표적이다. 한화오션이 이 분야의 자체 기술을 확보하면서 잠수함 건조에 이어 내부 장비의 해외 의존도를 낮출 기반을 마련했다.

한화오션은 1일 국방과학연구소(ADD)와 10년간 협력해 ‘워터램’ 방식 수평발사장치를 독자 개발했다고 밝혔다. 수압으로 어뢰 등 발사체를 발사관 밖으로 밀어내는 장치다. 회사는 무장이 정해진 속도로 나가도록 발사력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술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잠수함을 직접 만드는 능력과 내부 핵심 장비를 개발하는 능력은 별개다. 영국 방산기업 밥콕은 2024년 1월 한화오션으로부터 장보고Ⅲ 배치Ⅱ 3번함의 무장 취급·발사체계 제작·설치 계약을 수주했다. 계약 기간은 7년으로 핵심 구성품은 영국에서 설계·생산하고 나머지는 한국에서 면허 생산하는 구조다.

이번 발표는 이런 국제 분업 구조 속에서 한국이 자체 발사장치를 개발했다는 의미다. 다만 새 장치의 탑재 함정과 시기, 기존 장비의 교체 범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냥 밀어내면 끝?…수압 견디며 발사 속도 제어
잠수함에서 어뢰를 수평으로 발사하는 장면을 표현한 상상도. 한화오션은 국방과학연구소(ADD)와 10년간 협력해 수압으로 무장을 밀어내는 ‘워터램’ 방식 발사장치를 독자 개발했다고 밝혔다. 한화오션 제공




어뢰를 갖췄다고 잠수함의 공격 준비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발사관 밖으로 무장을 안전하게 내보내는 장치가 필요하다. 깊은 바다에서는 발사관 외부 문을 열 때 높은 수압을 견뎌야 하고 발사 과정에서 가해지는 힘도 제어해야 한다.

한화오션은 새 장치에 높은 수압을 견디는 구조와 내충격 성능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여러 단계의 안전장치로 오작동에 대비하고 구조를 단순화해 유지 보수 편의성도 높였다는 설명이다.

발사 방식은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밥콕이 한국 잠수함에 공급하는 체계는 공기터빈펌프와 프로그래밍 가능한 발사 밸브를 사용한다. 이번 워터램 장치와는 구동 방식이 다르다. 밥콕은 영국 애스튜트급과 스페인 S-80 잠수함에도 공기터빈펌프 기반 체계를 공급한다.

따라서 이번 성과만으로 기존 외국산 체계보다 성능이 우수하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공개된 핵심은 무장을 안전하게 밀어내고 발사력을 제어하는 장치를 국내에서 개발했다는 점이다. 어뢰 자체의 명중률이나 잠수함 소음이 얼마나 달라지는지는 발표에 담기지 않았다.

잠수함 수출, 선체 넘어 생산·정비 역량까지
진수를 앞둔 한국 해군의 장보고Ⅲ 배치Ⅱ 잠수함 장영실함. 한화오션이 건조한 이 잠수함은 선체뿐 아니라 무장·발사체계 등 다양한 핵심 장비를 통합해 완성한다. 한국 해군 제공


해외 잠수함 시장에서는 함정 성능과 함께 기술 이전과 장기 정비 기반도 경쟁 요소다. 구매국은 수십 년간 잠수함을 운용해야 하는 만큼 도입 이후의 부품 공급과 유지 체계까지 살핀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 7월 6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를 차기 잠수함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당시 장기적인 설계·건조·유지 협력과 기술 이전, 현지 인력 육성을 주요 협력 방향으로 제시했다. 잠수함 도입을 자국 산업 기반 강화와 연결한 것이다.

이처럼 잠수함 수출은 완성된 선체를 넘겨주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발사장치 같은 핵심 장비를 어디서 만들고 어떻게 정비할지도 중요하다. 국내 개발 장비를 확보하면 향후 잠수함 설계와 공급망을 구성할 때 검토할 선택지가 늘어날 수 있다.

한화오션은 이번 개발로 수입 장비를 대체하면 비용을 줄이고 납기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양한 잠수함 형태에 맞춰 발사력을 분석하고 설계할 기술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다만 비용 절감 규모와 해외 수출형 적용 여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성과가 실제 수출 경쟁력으로 이어질지는 함정 탑재와 통합·검증 결과, 구매국 요구 충족 여부를 더 확인해야 한다.

윤태희 기자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