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에 손 내미는데…北 ‘8조원 해킹’ 지목한 FBI [핫이슈]

윤태희 기자
수정 2026-11-01 09:59
입력 2026-11-01 09:59
루비오 “대화 준비됐지만 회담 일정 없어”
FBI는 北 해커 자금세탁 정황 포착
미국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둔 날 북한을 대규모 가상자산 해킹의 배후로 지목했다. 국무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회담 의사를 재확인했고 연방수사국(FBI)은 북한 해커들의 자금세탁 움직임을 공개했다.
FBI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같은 달 29일 전후 발생한 60억 달러(약 8조원) 이상 탈취 사건을 북한 소행으로 판단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사이버 활동에는 ‘트레이더트레이터’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FBI는 비밀경호국(USSS)과 국세청 범죄수사국(IRS-CI)이 함께 추적한 결과 북한 해커들이 탈취 자산을 주로 이더리움으로 전환하는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탈중앙화 금융과 가상자산 즉시 교환 서비스를 이용한 추가 세탁도 예상했다.
당국은 관련 가상자산 지갑 주소를 공개하고 거래소와 블록체인 분석업체 등에 연결 거래를 차단해달라고 요청했다. 탈취 자금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면서 추가 세탁을 막으려는 조치다.
지난해 바이비트도 북한 소행…이번 피해액 약 4배
북한의 대형 가상자산 탈취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31일 북한이 제재와 고립 속에서도 해킹 역량을 키워 군사·핵무기 프로그램을 뒷받침할 자금을 확보해왔다고 보도했다.
FBI는 지난해 2월 바이비트에서 약 15억 달러(약 2조원)가 탈취된 사건도 북한 소행으로 지목했다. 당시에도 ‘트레이더트레이터’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약 63억 달러(약 8조 4000억원)로 집계된 이번 바이낸스 피해액은 당시의 약 4배에 달한다.
바이낸스는 자체 자금으로 부족한 자산을 채우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회사는 31일 탈취 자산의 90%를 새 토큰 매입으로 충당했다고 밝혔다. 리처드 텅 바이낸스 공동 최고경영자는 나머지도 보충하겠다며 고객에게 금전적 손실을 떠넘기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도난 자금 회수와 별개로 회사가 자산을 메우는 조치다.
“만남은 양보 아니다”…회담 일정은 여전히 미정
같은 날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 관련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의사를 재확인했다.
루비오 장관은 북한이 미국과 한국 등 동맹국의 우려 사안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면 트럼프 대통령도 대화에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생산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면 김 위원장과 다시 만날 의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대통령은 대화나 누군가와 만나는 것을 양보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상대를 만나는 행위 자체가 정당성을 부여하는 양보라는 전통적인 외교 인식과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법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다만 루비오 장관은 “아무 일정도 잡히지 않았다”며 발표할 회담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번 해킹 사건이 회담 일정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방침을 바꿨다는 발표도 나오지 않았다.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대북 제재 원칙은 유지했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과 조현 외교부 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하루 전 애틀랜타 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이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뒷받침하는 수익 창출 활동을 금지하는 제재도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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