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은 이미 침울해”…트럼프가 응원할수록 속 타는 공화당 [핫이슈]

송현서 기자
송현서 기자
수정 2026-10-29 21:30
입력 2026-10-29 21:30
2025년 1월 1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하루 전 워싱턴DC ‘캐피털 원 아레나’ 경기장에서 열린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승리 집회에 참석해 2만여명의 지지자 앞에서 그룹 빌리지 피플의 노래 ‘YMCA’에 맞춰 춤추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정책과 상관없는 ‘외모 품평’ 등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공화당과 백악관은 벌써부터 침울한 분위기에 빠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뉴욕타임스는 29일 ‘중간선거 앞둔 트럼프, 백악관에는 짙은 침울함(a grim mood)’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다음 주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이 의회 양원을 모두 잃을 가능성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하이오주 등 전국 각지의 초박빙 경합주와 캔자스주 등 전통적인 공화당 텃밭을 돌며 막판 총력 유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NYT가 전·현직 행정부 당국자 및 트럼프 대통령 측근 등 16명을 접촉해 인터뷰한 결과 백악관은 중간선거를 코앞에 둔 ‘침울한 분위기’에 빠졌다. 내부 인사 혼선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부적절한 유세 연설 등이 그 배경이다.

“엉덩이가 아름답다”, “근육질 체격 멋져”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유세에서 공화당이 강조해 온 경제정책과 관련한 발언을 하기는 했지만 시위대나 민주당 인사들을 향한 비난, 남성의 신체에 관한 발언 등이 경제 메시지를 가리는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그는 지난 17일 유세 연설에서 공화당 소속 존 허스테드 상원의원(오하이오)의 근육질을 칭찬하며 “남자의 엉덩이와 다리, 어깨, 손, 턱선 등을 그렇게 자세히 살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2026년 10월 25일(현지시간) 래퍼 니키 미나즈가 미국 미시간주 포트휴런에서 열린 공화당 지원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25일 미시간주에서 진행한 유세 활동에서는 현장에 함께한 여성 래퍼 니키 미나즈를 향해 “정말 아름다운 엉덩이를 봤다. 바로 미나즈”라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지난 16일에는 민주당 의원을 향한 ‘외모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조지아주 댈턴 유세에서 민주당 현역 상원의원 존 오소프 후보를 향해 “여자보다 화장에 돈을 더 많이 쓴다”며 “그는 전문 메이크업 아티스트에게 거액을 지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쟁 후보인 마이크 콜린스 후보는 진짜 잘생긴 남자고, 뼛속까지 상남자”라고 평가했다.

“대통령의 경합주 유세, 득보다 실 클 수도”NYT는 “공화당의 접전 지역 후보 상당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과 행동, 행정부의 사익 추구 의혹으로부터 거리를 두려 하고 있다”며 “일부 정치 고문과 공화당 외부 단체들은 경합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유세에 나서는 것이 공화당 후보들에게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백악관 측근들에게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율이 낮게 나타나는 여론조사를 일축하고 자신에게 불리한 보도에 분노하면서도, 중간선거 기간 자신이 중심에 서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6년 10월 23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선거유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백악관 내부 분열도 공화당의 승리를 점치기 어려운 배경으로 꼽힌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백악관에서 근무했던 전·현직 당국자 여러 명은 NYT에 “최근 몇 주간의 상황이 트럼프 집권 1기 당시 국정 혼란상을 연상시킨다”고 평가했다.

1기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견제하던 백악관 참모 다수가 대통령과 극심한 갈등을 일으킨 뒤 이탈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행정부를 정치적 충성파를 중심으로 구성했지만 중간선거를 앞두고 내부 분열이 다시 부각되는 분위기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은 선거 결과에 따라 그가 행정부 인사를 교체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새 대변인을 찾는 과정에서 이미 내부 혼선이 나타났으며 임명된 지 5일 만에 자리에서 물러난 케이티 재커라이어의 사례는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의 영향력 약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들은 NYT에 “와일스 실장은 매일 소집되는 고위 참모 회의에 초대받지 못했다”며 “현재 백악관 측근 참모들은 공화당이 선거에서 패배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텍사스주로 유세를 떠나기 전 기자들에게 “선거가 공정하게 치러지면 수용하겠다”며 조건부 승복 의사를 밝혔다. 이에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의구심의 씨앗을 뿌리고 있다”며 결과에 불복할 여지를 남겼다고 해석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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