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푸틴, 핵잠에서 미사일 발사…“영토 가로질러 북극에 ‘쾅’” 시험 속셈은?

송현서 기자
송현서 기자
수정 2026-10-29 09:58
입력 2026-10-29 08:05
러시아 국방부가 최근 북서부 지역의 시험장으로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불라바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 했다. 국방부 타스 통신 제공


러시아 태평양 함대가 오호츠크해 해저에서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불라바’를 발사했다. 해당 미사일은 러시아 영토를 가로질러 북극권 아르한겔스크 지역의 치자시험장 인근에 떨어졌다.

미국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 블로그는 28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 발표를 인용해 “태평양 함대 소속 보레이-A급 전략핵잠수함 ‘게네랄리시무스 수보로프’가 이날 수중에서 불라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아르한겔스크 지역 치자 시험장을 목표로 불라바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실시했다”며 “이번 발사가 승조원의 전투 훈련 계획에 따라 이뤄졌으며, 추적·감시 자료를 근거로 미사일의 탄두들이 예정된 시간에 지정된 시험장 구역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핵탄두 탑재 가능한 불라바 미사일러시아가 이번에 시험 발사한 불라바는 잠수함에서 발사할 수 있도록 개발된 대륙간탄도미사일로,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러시아군은 이번 시험 발사에서 잠수함이 수면 위로 부상하지 않은 상태에서 미사일을 발사했다.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물속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강한 섬광을 내뿜으며 물 위로 치솟는다.



모스크바 열공학연구소가 개발한 불라바 미사일은 고체 연료 추진 방식을 사용하며 러시아의 해상 핵전력을 구성하는 주요 무기 체계 중 하나로 꼽힌다.

불라바의 사거리는 약 8000~8300㎞로 알려졌으며 길이는 12.1m, 발사 중량은 약 36.8t이다. 미사일 한 발에 여러 개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고 각 탄두가 서로 다른 목표물을 향하도록 설계됐다.

러시아는 앞서 2013년 불라바를 실전 배치했다. 2022년 2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을 시작한 뒤 해당 미사일을 실전에 사용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개전 이후인 2022년 11월 3일 게네랄리시무스 수보로프 잠수함에서 캄차카반도의 시험장을 겨냥한 시험 발사는 진행한 적이 있다.

러시아 국방부가 최근 북서부 지역의 시험장으로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불라바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 했다. 국방부 타스 통신 제공


2020년 12월에는 보레이급 전략핵잠수함 ‘블라디미르 모노마흐’가 오호츠크해에서 불라바 미사일 4발을 일제히 발사해 치자 시험장을 겨냥한 훈련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발사는 보레이급 잠수함이 동시에 불라바 4발을 발사한 첫 사례로 알려졌다.

현재 러시아는 보레이급과 보레이-A급 잠수함을 통해 기존 소련 시대의 델타급 전략핵잠수함을 대체하고 있다. 게네랄리시무스 수보로프를 비롯한 보레이-A급 잠수함들은 캄차카를 거점으로 하는 태평양 함대의 전략잠수함 전력에 속한다.

푸틴, 흑해 공격 강화하나러시아군의 이번 시험 발사는 최근 흑해가 올해 세계에서 선원 사망자가 가장 많은 해상 운송로라는 조사 결과가 나온 뒤 이뤄졌다.

지난 26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해상보안업체 앰브리와 국제해사기구(IMO) 데이터를 토대로 “올해 흑해에서 공격받은 선박은 570척을 넘었으며 최소 40명의 선원이 사망했다”며 “이는 올해 호르무즈 해협에서 확인된 사망자 24명을 크게 웃돈다”고 전했다.

이어 “일부 추산에서는 흑해에서 발생한 선박 공격 건수가 걸프 지역보다 6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2026년 10월 5일 러시아 드론 공격으로 추정되는 공격 이후 흑해에서 화물선 로야드 마마도프호가 불타고 있다. 유나이티드24 제공


흑해는 세계 곡물 공급과 러시아산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다.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인접 해역이지만 유조선과 화물선, 곡물 운반선들은 무인기와 미사일, 폭발물을 실은 무인수상정의 공격 위험에 노출돼 있다.

현재 흑해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후 위험 해역으로 분류돼 있다. 전쟁 초기부터 기뢰가 설치됐고 양측의 선박 위성항법 시스템 교란도 빈번하게 발생했다.

흑해에서 선박과 선원의 피해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태평양 함대 소속 전략핵잠수함을 동원해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의 시험 발사를 실시하면서, 러시아의 해상 전략전력 운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앰브리는 “최근 45일간 발생한 선박 공격의 90%는 러시아에 의한 것으로 분석됐다”며 “항만 공격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피해를 보는 선박뿐 아니라 직접적인 공격 표적이 되는 상선도 늘고 있다”고 우려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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