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여행 시켜준다더니 약물 성폭행…美삼형제, 나란히 징역 30년 [핫이슈]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6-10-28 13:30
입력 2026-10-28 13:30

고급 부동산 중개인 형제 등 부·인맥으로 여성 유인
판사 “지킬과 하이드”…범행 부인한 삼형제 항소 예고

미국 마이애미데이드 교정당국이 공개한 알론 알렉산더(왼쪽)와 쌍둥이 형제 오렌 알렉산더의 머그샷 자료사진. 두 사람과 형 탈은 27일(현지시간) 뉴욕 연방법원에서 각각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마이애미데이드 교정당국 제공·AP 연합뉴스


호화 여행과 숙박을 미끼로 여성들을 유인해 약물을 먹이고 성폭행한 미국의 유명 삼형제가 각각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고급 부동산 시장에서 명성을 쌓은 중개인 형제와 가족 소유 보안업체에서 일한 이들의 형제다.

미 뉴욕남부연방검찰은 27일(현지시간) 맨해튼 연방법원의 밸러리 캐프로니 판사가 탈 알렉산더(40)와 쌍둥이 동생 오렌·알론 알렉산더(각 39)에게 이같이 선고했다고 밝혔다. 배심원단은 지난 3월 성착취 목적의 인신매매 공모 등 여러 성범죄 혐의에 유죄 평결을 내렸다.


검찰이 공개한 재판 증거에 따르면 삼형제는 적어도 2008년부터 2021년까지 부와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여성들을 노렸다. 소셜미디어와 데이팅 앱 등에서 만난 여성들에게 고급 여행과 숙박을 제안한 뒤 사적인 장소로 불러들였다.

이들은 피해자들의 음료에 몰래 약물을 넣어 저항하거나 도망치기 어렵게 만들었다. 범행에는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도 포함됐다.

스타 중개인의 두 얼굴…판사 “지킬과 하이드”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열린 알렉산더 삼형제의 선고 심리에서 린지 에이크리가 발언하는 모습을 그린 법정 스케치. 여성들을 약물로 무력화한 뒤 성폭행한 삼형제는 이날 각각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로이터 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탈과 오렌은 고급 부동산 중개업체 더글러스 엘리먼에서 경력을 쌓았다. 2022년에는 자신들의 중개업체 ‘오피셜’을 설립했다. 알론은 가족 소유 사설 보안업체에서 일했다.

삼형제는 파티와 미국 부유층 휴양지 햄프턴 방문 등 화려한 생활을 누렸다. 그러나 법정에서 드러난 모습은 달랐다.

캐프로니 판사는 이들을 ‘지킬 박사와 하이드’에 비유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신사적이었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가학적이고 여성 혐오적인 성범죄자”였다는 지적이다.

알렉산더 형제 사건의 피해자 렉시 제틀이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 밖에서 선고 심리가 끝난 뒤 취재진과 이야기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날 선고 심리에서는 피해 여성 약 12명이 범행 이후 겪은 고통을 진술했다. 한 여성은 수년간 악몽에 시달렸다고 했고 다른 여성은 우울증에 빠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인 렉시 제틀은 “그들은 나를 헝겊 인형처럼, 버려도 되는 물건처럼 취급했다”고 밝혔다.

“약물 먹이고 성폭행한 적 없다”…항소 예고
고급 부동산 중개인으로 활동했던 오렌 알렉산더(왼쪽)와 탈 알렉산더가 2013년 9월 뉴욕에서 열린 부동산 업계 행사에 참석한 모습. 두 사람과 이들의 형제 알론은 성범죄 혐의로 각각 징역 30년을 선고받았다. AP 연합뉴스


삼형제는 과거 행동 일부를 후회한다면서도 핵심 범행은 부인했다.

오렌은 여성들에 관해 이야기했던 방식이 역겨웠다고 인정하면서도 자신과 형제들이 누구에게도 약물을 먹이거나 성폭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탈 역시 하지 않은 일을 인정할 수는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판사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들의 갱생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종신형을 구형했고 변호인들은 법정 최저형인 징역 15년을 요청했다. 법원은 각각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변호인들은 피해를 주장한 여성들이 보낸 우호적인 메시지 등을 들어 선처를 호소했다. WSJ는 삼형제 측이 항소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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