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동맹’, 중국과 손잡았다?…“사우디에서 中 미사일 생산 추진” [밀리터리+]

송현서 기자
송현서 기자
수정 2026-10-28 07:46
입력 2026-10-28 07:46

-美연구소 “사우디 미사일 시설단지 확대”
-“중국산 둥펑-15 미사일 생산 중일 가능성”
-미국서 정치적 논쟁으로 번질 가능성 있어

왼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오른쪽은 중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둥펑(DF)-17 연합뉴스, AI 생성 이미지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아 온 사우디아라비아가 성능이 개량된 탄도미사일을 생산하기 위해 미사일 제조 시설을 확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23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 싱크탱크 외교정책연구소(FPRI)의 샘 레어와 마이클 두이츠먼 연구원이 1년여간 상업용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사우디가 수도 리야드에서 서쪽으로 200㎞ 떨어진 알두와디미 미사일 시설 단지의 생산 역량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FPRI는 “지난해 4월∼올해 9월 촬영된 위성 사진에서 고체 연료를 주조하는 구덩이가 설치된 것으로 보이는 신축 건물을 확인했다”며 “해당 건물이 우발적인 폭발로부터 인근 구조물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벽돌로 둘러싸여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벽돌들은 이란의 미사일 공장 위성 사진에 포착된 것과 다소 유사하다”며 “이는 더 큰 탑재량을 운반하거나 더 먼 사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대형 미사일을 생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고체 연료 미사일은 장기간 저장할 수 있는데다 액체 연료 미사일보다 신속하게 발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우디, 중국과 손잡았나사우디의 탄도미사일 제조 시설 확장이 중국과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는 추측도 나왔다.

레어 FPRI 연구원은 “사우디의 미사일 전력 구성을 볼 때 (시설이 확장되고 있는) 알두와디미 단지는 중국 기술에 의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해당 단지에서 중국 미사일 공장들과 유사한 특징도 발견했다”고 전했다.

위성사진에 포착된 사우디 알두와디미 미사일 시설 단지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이어 “사우디가 현재 고체 연료로 발사되는 중국산 둥펑(DF)-15 탄도미사일을 생산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알두와디미 단지의 확장은 장거리 둥펑-21 또는 이와 유사한 미사일 생산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익스프레스도 지난 26일 “사우디가 중국과 협력해 자체 탄도미사일을 생산하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해당 시설의 건설은 지난해 4월에 시작됐으며 현재 공사는 미완성 상태로 보인다. 다만 2026년 말쯤에 자체 탄도미사일 생산을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후티에 중국산 미사일 쏜 사우디앞서 사우디가 예멘 후티 반군과의 무력 충돌에서 중국산 둥펑-15호 탄도미사일을 사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달 16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우디가 후티 반군을 상대로 중국제 둥펑-15호 탄도미사일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사우디가 중국 탄도미사일을 실전에서 처음으로 사용한 사례”라고 전했다.

2026년 9월 14일부터 SNS에 유포된 영상에는 미사일 잔해 동체 측면에 ‘DF-15A’라는 검은색 글씨가 적혀 있다. 예멘 당국자, 무기 전문가 등은 사우디가 둥펑 미사일을 사용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X캡처


실제로 해당 보도가 나오기 직전 예멘인들이 사우디가 발사한 미사일의 잔해 주위에 몰려 있고, 해당 미사일 측면에 굵은 글씨로 둥펑-15호를 의미하는 ‘DF-15A’가 표시된 모습을 담은 영상이 SNS를 통해 확산했다.

중국은 오랫동안 중동 지역 국가에 대한 무기 판매 의혹을 부인해 왔다. WSJ 보도가 나온 후 사우디 정부 관계자는 “우리가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인정하는 동시에 “후티 반군은 둥펑-15 미사일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사우디가 중국제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했을 가능성을 시사하지만, 사우디 당국은 여전히 미사일 기종이나 중국산 여부를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다.

“사우디 미사일 역략 확대, 美 정치적 논란 될 수도”미국이 오랫동안 장거리 미사일 시스템 수출을 제한하면서 사우디는 중국에 미사일 기술을 의존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군축협회는 지난 2022년 “미국이 확산 우려와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준수를 이유로 사우디에 탄도미사일 판매를 거듭 거부해 왔다”고 설명했다.

1987년 미사일과 관련 기술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MTCR은 500㎏ 이상의 탑재물을 300㎞ 이상 운반할 수 있는 미사일의 수출을 엄격히 제한한다.

2025년11월 18일 미국 백악관에서 만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AP 연합뉴스


이에 따라 사우디는 1980년대에도 중국에서 둥펑-3A를 도입한 바 있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당시 이 거래는 장거리 미사일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국제적 우려를 키웠다”며 “이후 미국은 사우디에 대한 같은 종류의 탄도미사일 직접 판매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우디가 중국산 고성능 탄도미사일을 실전에 사용하고 현지 생산에까지 나선 것으로 보인다는 추측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미국 내 정치적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23일 “사우디의 미사일 역량 확대가 미국 내 정치적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미국과 사우디가 추진하는 민간 원자력 협정은 미국이 사우디의 발전용 우라늄 농축 시설 구축을 지원하는 내용을 포함하는데, 이에 반대하는 미 의원들은 협정의 안전장치가 사우디의 비밀 핵무기 개발을 방지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한다”고 전했다.

이어 “미사일 생산 시설 확장은 이러한 우려를 키워 협정에 대한 미 의회의 초당적 반대를 강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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