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세 번 찍었는데…암 치료비에 등 돌린 美 여섯 아이 엄마 [핫이슈]

윤태희 기자
수정 2026-10-26 13:00
입력 2026-10-26 13:00
보험 있어도 치료비 2만 5000달러 넘어…생계 위해 일터 복귀
친자녀·숨진 자매 아이까지 6명 돌봐…생애 첫 민주당 투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세 차례 표를 던진 여성이 암 치료비 부담에 정치적 선택을 바꿨다. 여섯 아이를 돌보며 유방암과 싸우는 그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생애 처음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했다.
AP통신은 2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매캘런에 사는 신디 반다(46)의 사연을 전했다. 반다는 자신의 자녀 3명과 숨진 자매가 남긴 아이 3명을 돌보는 싱글맘이다.
지난해 유방암 진단을 받은 그는 오른쪽 유방을 절제하고 항암·방사선 치료를 받았다. 직장 건강보험에 가입했지만 자신이 갚아야 할 치료비는 2만 5000달러(약 3309만원)를 넘었다.
인터넷 서비스 영업 일을 하던 반다는 치료 때문에 약 1년간 병가를 냈다. 주택담보대출과 자동차 할부금, 식비 등으로 매달 약 7000달러(약 926만원)가 필요한 상황에서 수입까지 줄었다. 그가 지키려는 것은 집과 차, 아이들의 안정된 일상이었다.
보험 있어도 쌓이는 빚…치료 중 다시 일터로
반다는 유방 재건수술 시기를 정하면서도 비용을 먼저 따져야 했다. 의료진이 내년 초 수술을 제안하자 올해 12월에 받을 수 있는지 물었다. 올해는 보험에서 정한 공제액을 이미 채웠지만, 해가 바뀌면 7500달러(약 993만원)를 다시 자신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족과 지인들도 힘을 보탰다. 아버지는 진료를 받으러 갈 때마다 돈을 보탰고, 고교 동창들은 길가에서 음식을 팔아 치료비를 모았다. 온라인 모금 두 건으로도 약 3만 달러가 모였다. 반다는 자신의 집 대출 상환을 유예받고, 숨진 자매의 집을 임대해 생활비를 마련했다.
결국 그는 전단을 들고 상가를 돌며 인터넷 가입자를 모집하는 일에 복귀했다. 그러나 새로 복용한 표적항암제의 부작용으로 메스꺼움과 피로가 몰려와 영업 약속에 나가지 못하기도 했다.
이 약의 보험 적용 전 가격은 한 달에 1만 6000달러(약 2118만원)였다. 보험으로 줄어든 실제 부담액도 매달 500달러(약 66만원)에 달했다.
낙태 반대보다 절박해진 생계…첫 민주당 선택
기독교 신자인 반다는 낙태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공화당을 지지해왔다. 2016년과 2020년에 이어 2024년 대선에서도 트럼프를 선택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의 물가 상승 등에 불만을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암 치료를 받으며 생활고에 시달리자 투표 기준이 달라졌다. 민주당 소속 제임스 탈라리코 텍사스주 연방 상원의원 후보가 자신을 위한 모금 행사에 찾아온 것도 계기가 됐다. 당뇨병 환자인 탈라리코가 주의회에서 인슐린 가격을 낮추기 위해 활동한 경험을 설명하자, 반다는 암 치료비도 줄일 수 있기를 기대했다.
AP에 따르면 탈라리코는 모든 미국인이 고령층 등을 위한 공적 건강보험인 메디케어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자는 입장이다. 공화당 경쟁자인 켄 팩스턴 텍사스주 법무장관은 본인 부담 의료비에 대해 2만 5000달러의 소득공제를 제안했다.
탈라리코의 낙태권 보장 입장은 반다의 오랜 신념과 달랐다. 그러나 치료비 빚과 식료품값을 걱정하고, 아이들의 축구용품 비용마저 학교의 도움을 받아야 했던 그에게는 생계가 더 절박했다.
반다는 사전투표에서 탈라리코를 선택한 뒤 문자메시지로 “오늘 전까지 민주당에 투표한 적이 없었다!!”고 전했다. 중간선거일인 다음 달 3일에는 병원에서 암이 진정됐는지, 다른 장기로 퍼졌는지 검사 결과를 들을 예정이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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