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5년 감옥에 있어라” 악행 일삼던 갱단에 줄줄이 수백 년 징역형 [여기는 남미]

수정 2026-10-23 15:22
입력 2026-10-23 15:22
갱단 ‘풀톤 로코스 살바트루초스’의 조직원 116명이 화상으로 한꺼번에 재판에 참석하고 있다. 사법부 산하 사법센터 제공


온갖 악행을 일삼던 엘살바도르의 갱단 조직에 천문학적인 징역형이 선고됐다.

엘살바도르 언론은 22일(현지시간) 법정에 선 갱단 ‘풀톤 로코스 살바트루초스’의 조직원 116명 전원에 유죄가 선고됐다고 보도했다. 갱단 ‘풀톤 로코스 살바트루초스’는 주로 엘살바도르 북부 찰라테난고주에서 살인, 협박, 갈취, 살해, 마약 밀매 등 각종 범죄를 저지르다 검거된 조직이다.


사법부는 검찰이 기소한 혐의를 대부분 인정하면서 조직원 전원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판결은 특히 천문학적 형량으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최장 징역은 갱단 조직의 우두머리인 조엘 암일카르 미란다 가르시아에게 선고됐다. 범죄 단체를 결성하고 마약 등 밀매 12건, 갈취 13건, 갈취 기획 4건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그에게 사법부는 ‘징역 565년’을 선고했다.

갱단의 2인자 격인 앙헬 브라이언 라미레스에겐 징역 430년이 선고됐다. 밀매 6건, 갈취 12건, 갈취 기획 5건 등 사법부는 검찰이 제기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중형을 선고했다. 두목과 부두목에 선고된 징역을 합산하면 995년에 달한다. 만기 출소가 불가능한 형량으로 사실상의 종신형이다.



두 사람을 제외한 조직원 114명에겐 길게는 징역 305년, 짧게는 징역 20년이 선고됐다. 조직원들에게 선고된 형량을 모두 합하면 2000년을 훌쩍 웃돈다.

사법부는 피해자들이 겪은 고통과 피해를 볼 때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면서 중형을 선고했다. 검찰에 따르면 갈취의 경우 갱단은 매달 피해자들로부터 적게는 40달러, 많게는 1만 달러를 갈취했다. 피해자들은 갱단으로부터 돈을 내지 않으면 본인이나 가족을 살해하겠다는 협박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갱단은 마약 범죄에까지 손을 댔다. 마약 밀매 루트를 개척하고 밀매를 주도하다 체포된 한 조직원은 마약을 넘기고 받은 현찰 3000달러를 소지하고 있었다. 재판에서 검찰은 갱단의 마약 밀매 혐의가 객관적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편 엘살바도르는 하루에 87명이 살해되는 등 치안 불안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2022년 3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범죄 조직과의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 그간 엘살바도르 정부가 잡아들인 갱단 조직원은 9만 6000명에 달한다.

엘살바도르는 검거된 갱단 조직원들에 대한 사법 처리가 지연되자 조직 범죄에 대해선 화상을 통해 집단 재판이 가능하도록 형사소송법까지 개정했다. 이번에 갱단 조직원 116명이 함께 재판을 받은 것도 개정된 제도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러나 여전히 재판은 밀리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금까지 검거된 갱단 조직원의 90% 이상은 아직 미결수 신분이다.

임석훈 남미 통신원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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