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앞에선 평화, 뒤에선 폭격…‘종전 협상’ 합의 당일 모스크바·키이우 향해 난타전

박종익 기자
수정 2026-10-22 17:00
입력 2026-10-22 17:00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중재 하에 한자리에 마주 앉기로 합의한 날에도 서로의 수도에 대해 대규모 공격을 벌였다. AFP 통신 등 외신은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와 키이우를 향해 동시에 탄도미사일과 드론이 몰아쳤다고 보도했다.
먼저 러시아는 21일 밤과 22일 새벽에 걸쳐 키이우를 향해 두 차례 탄도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이 과정에서 최소 13차례의 폭발이 키이우 도시 전역을 뒤흔들었으며, 도심과 드니프로강 동쪽 지역의 주택 여러 채와 주유소, 대형 운송 장비 등이 파손되거나 불에 탔다. 현재까지 최소 21명의 민간인 부상자가 확인됐다.
이와 거의 동시에 약 630대의 드론이 모스크바를 향해 날아갔다. 이에 대해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SNS에 “드론 대부분 도심에 도달하기 전 먼 거리에서 요격됐다”면서 “이중 모스크바 외곽까지 진입했던 163대는 방공망에 격추됐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모스크바 외곽에서 잔해가 떨어져 민간인 2명이 다쳤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날 양국 공격은 ‘3자 종전 협상’ 재개에 원칙적으로 동의한 바로 그날 벌어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협상 테이블 뒤에서 오히려 역대급 화력을 퍼부은 것으로 실제 우크라이나는 모스크바를 향해 하룻밤 새 최대 규모인 630대를 날려 보냈다.
앞서 스티브 윗코프 미국 대통령 특사는 21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약 3시간 동안 면담하며 종전 협상 관련 사항을 논의했으며 이 자리에서 11월 10일 이후 3자 협상을 재개하는 데 원칙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정책보좌관은 러시아 국영방송 러시아 24와의 인터뷰에서 “3자 협상이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릴 수 있다”면서 “분쟁 종식 이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위한 안보 체제를 구축하는 것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도 미 대통령 특사로부터 푸틴 대통령과 접견한 결과를 전달받았으며 의제를 더욱 구체화하기 위해 지속해 소통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 측은 가능한 한 빨리 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안했고 우리는 이를 지지한다”면서 “전쟁 종식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다만 3자 협상 시점에 대한 차이는 있다. 러시아의 경우 11월 10일 이후를, 우크라이나는 11월 초를 원하고 있다. 이는 11월 3일 열리는 미국 중간선거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선거 결과를 확인한 뒤 미 의회 지형에 맞춰 협상 전략을 수립하겠다는 급한 것이 없다는 계산이지만, 우크라이나는 선거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미국의 지원 기조 변화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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