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방국에 뒤통수?…폴란드·우크라 ‘역사 문제’가 부른 무기 지원 중단설 [이슈분석+]

박종익 기자
수정 2026-10-22 15:30
입력 2026-10-22 15:30
러시아와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를 강력히 지원해 온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또다시 역사 문제가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폴란드 국방부 대변인 야누시 세이메이는 21일(현지시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군사 지원 패키지를 중단했다는 보도에 대해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폴란드 국방부 대변인의 이 발언은 우크라이나 르비우 주의회의 결의안과 맞물려 있다. 앞서 지난 20일 르비우 주의회는 2027년을 ‘우크라이나 반군(UPA)과 로만 슈헤비치, 올레흐 올지치의 해’로 지정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폴란드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UPA가 구소련과 나치 독일에 맞선 저항 세력으로 평가받지만, 폴란드에서는 1943~1945년 10만명에 달하는 폴란드 민간인을 학살한 ‘볼히니아 대량학살’의 전범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특히 로만 슈헤비치는 UPA 총사령관으로 이를 직접 명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이는 현명하지 못한 처사로 우크라이나에 해를 끼치는 행위”라면서 “우리는 이러한 행태에 분개하며 이를 이해할 수 없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만약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 가입 반대자들이 구실을 찾는다면 르비우 주의회 의원들이 그 구실을 만들어 준 셈”이라면서 “이런 자멸적인 전술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의 무기 지원을 중단했다는 보도는 이 시점에 나온 것으로, 양국이 물밑 협상을 통해 파국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리비우주 의회 결정은 중앙 정부와 전혀 조율되지 않은 독단적 행동”이라면서 “전쟁 중인 상황에서 우방국인 폴란드와의 관계에 균열을 내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진화에 나섰다. 또한 우크라이나 대통령실과 외무부는 폴란드 정부에 해당 조례가 실제로 발효되거나 집행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UPA를 둘러싼 양국의 역사 문제는 지난 6월에도 불거졌었다. 지난 5월 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군 특수부대에 ‘우크라이나 반군(UPA)의 영웅들’이라는 명예 칭호를 부여하는 법령에 서명했다. 그는 이를 군대의 역사적 전통을 복원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에 폴란드는 격렬히 반발하며 3년 전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수여했던 폴란드 최고 훈장 ‘백수리 훈장’을 철회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도 훈장이 상자에 담겨 배송되는 사진을 게시하며 폴란드로 반환하겠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박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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