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지면 프랑스처럼 불타오를 걸”…트럼프, 유세에서 폭동 언급한 이유 [핫이슈]

송현서 기자
송현서 기자
수정 2026-10-20 16:20
입력 2026-10-20 16:20
2026년 10월 1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 상승과 유류비 인상에 반대하는 전국적인 시위가 열린 다음 날, 도심 곳곳에서 불길이 치솟는 가운데 진압 장비를 착용한 경찰들이 현장을 지키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3일(현지시간)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층 결집 총력전에 나섰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공화당 강세 지역인 캔자스주 파크시티에서 열린 공화당 소속 로저 마셜 상원의원 지원 유세 현장에서 최근 프랑스에서 발생한 폭력 시위를 언급했다.


그는 “프랑스에서 교회 첨탑이 불타고 거센 화염이 치솟는 모습을 볼 때마다 급진적인 민주당원들이 미국에 하려는 일이 바로 그것이라는 점을 기억하라”라며 “유럽에서와 마찬가지로 민주당은 반서방 마르크스주의자들과 적대적인 제3세계 이민자들의 정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그런 일이 미국에서 일어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캔자스주는 지난 94년 동안 민주당 소속 연방 상원의원을 단 한 번도 선출한 적이 없는 전통적인 ‘공화당 텃밭’으로 꼽히는 지역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2024년 대선 당시 이 지역에서 16%포인트 차이로 승리했다.



그러나 현재 재선에 도전하는 마셜 상원의원은 민주당 애덤 해밀턴 후보와 예상치 못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텃밭’으로 불리는 지역에서조차 공화당의 입지가 좁아진 셈이다.

로이터는 “텃밭에서조차 접전이 벌어지는 것은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이 처한 어려운 처지를 보여준다”며 “이란 전쟁 여파로 치솟는 연료비와 생활비에 대한 불만이 공화당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너무 늦기 전에 국경 닫아라”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유세 연설에서 언급한 프랑스 시위는 교육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시작된 학생 시위로, 현재는 프랑스를 넘어 유럽 일부 지역까지 확산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프랑스가 국경을 제대로 통제하지 않아 현재의 혼란을 자초했다는 주장을 거듭 내놨다. 사실상 프랑스에서 시작돼 유럽으로 확산한 시위의 원인을 이민 문제로 규정한 것이다.

그는 19일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프랑스 시위와 관련해 “(프랑스와 유럽의 시위는) 학교 문제가 아니라 이민 문제”라며 “그들은 자신의 나라를 사랑하지 않고 건물을 사랑하지 않으며 예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민자들)을 들여보냈다”고 주장했다.

2025년 11월 17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파리 엘리제궁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파리 AFP 연합뉴스


앞서 하루 전에는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프랑스가 불타고 있다. 마음속에 증오를 품은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 온 이민자들이 한때 위대했던 나라를 산산조각 냈다”고 적었다.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과거 이민 문제를 경고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취재진에게 “마크롱 대통령을 처음 만났을 때 그에게 큰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지적했다”며 “전 세계 사람들을 프랑스로 들여보내고 있는데, 이 때문에 파리는 곧 무슬림 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에게 ‘국경을 닫아라. 그렇지 않으면 나라를 망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며 “그들은 이미 나라를 망쳤다. 회복하기 어렵겠지만 나는 프랑스가 돌아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트럼프가 유럽 시위와 이민자 문제를 연결한 배경프랑스에서 시작된 시위는 교육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에서 시작됐으며 현재는 긴축 재정에 따른 예산 삭감과 주거난 등에 항의하는 시위로 확산했다. 프랑스에서는 시위가 폭동과 약탈로 번지면서 약 2000명이 체포되고 경찰관 600명 이상이 다쳤으며, 시위 참가자 1명이 숨졌다.

이후 스페인과 포르투갈, 벨기에와 이탈리아에서도 고물가·주거난에 항의하는 시위가 잇따랐다.

일각에서는 이번 시위가 이민 문제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6년 10월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에서 진압경찰들이 반정부 시위대를 향해 돌진하고 있다. AFP 뉴스1


인도 인디아투데이의 파리 주재 탐사보도 기자인 피니어스 뤼케르트는 19일 해당 매체에 “이번 사태를 외부에서 온 선동 세력의 소행이라고 말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해석”이라며 “시위는 열악한 학교 환경과 난방 문제에 항의하는 학생들로부터 시작됐으며, 이후 생활비 상승으로 구매력이 약화된 의료 종사자와 농민 등의 참여로 확대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AP 통신도 “프랑스 당국과 경찰은 이민자들에게 책임을 돌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의 현재 상황을 이민 문제와 연결하려는 배경에는 중간선거가 있다. 이민자들에 대한 강경한 기조를 유지해 온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의 혼란을 미국의 선거 쟁점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JC 린체니치 독일 마셜펀드 선임연구원은 20일 일본 재팬타임스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중간선거에서 프랑스의 혼란을 선거운동의 논거로 활용하고 있다”고 짚었다.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의 저스틴 바이스 교수 역시 같은 매체에 “’마가’(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이 시작된 이래 유럽은 미국 정치 전장의 연장선이었다”며 “이번 시위가 발생했을 때 미국 정치권이 이를 정치적 공세에 활용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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