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 180대 폴란드에 더 팔더니…현대로템이 K9 포신 사업까지 품은 이유 [밀리터리+]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6-10-19 21:30
입력 2026-10-19 21:30

폴란드 K2 61대 현지 생산 추진…주포 제조 역량 확보
현대위아 방산사업 3584억에 인수…K9 포신 생산까지

한국산 K2 흑표 전차(왼쪽)와 K9 자주포를 병합한 이미지. 폴란드에 K2 전차 180대를 추가 공급하는 현대로템은 현대위아의 방산사업을 약 3584억원에 인수해 K2 전차의 120㎜ 주포와 K9 자주포의 155㎜ 포신 생산사업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AI 생성 합성 이미지


폴란드에 K2 전차 180대를 추가 공급하고 현지 생산까지 추진 중인 현대로템이 핵심 무장인 주포 생산 능력을 직접 확보한다. 같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위아의 방산사업을 약 3584억원에 인수하기로 하면서다. 이번 거래에는 K9 자주포의 포신 생산사업도 포함돼 해외 수출에 대응할 무장 생산 기반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현대로템은 19일 현대위아 특수사업부를 3583억 8600만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인수 대상은 K2 전차의 120㎜ 주포와 K9 자주포의 155㎜ 포신 생산사업 등을 포함한 특수사업부 전체다. 양사는 필요한 승인 절차를 거쳐 내년 3월 31일까지 거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대위아 특수사업부는 1976년 회사 설립 때부터 이어온 모태 사업이다. 전차 주포와 자주포 무장뿐 아니라 함포 등 다양한 화포체계를 생산해왔다.

현대로템은 이번 인수 목적을 방산 분야 수직 계열화와 사업 다각화, 미래 성장 동력 확보라고 밝혔다. 완성 전차와 핵심 무장의 생산체계를 통합해 공급망 관리와 해외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폴란드 K2 61대 현지 생산…주포 공급체계도 바뀐다
지난 9월 8일(현지시간)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린 국제방산전시회(MSPO)에 현대차그룹의 K2 전차가 전시돼 있다. 현대로템은 폴란드에 K2 전차 180대를 추가 공급하고, 이 가운데 61대는 현지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위아 방산사업 인수가 완료되면 K2의 120㎜ 주포 생산 역량도 직접 확보하게 된다. 현대로템 제공




이번 사업 재편은 현대로템이 유럽 최대 K2 수출 시장인 폴란드에서 현지 생산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시점에 이뤄졌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8월 폴란드와 약 65억 달러 규모의 K2 전차 2차 이행 계약을 체결했다. 공급 물량은 180대로, 기존 K2GF 116대와 폴란드형 K2PL 64대로 구성된다.

폴란드 국방부에 따르면 K2GF는 2026~2027년, K2PL은 2028~2030년 인도한다. K2PL 가운데 초기 3대는 한국에서 제작해 시험하고, 나머지 61대는 폴란드 부마르와벤디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계약에는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 설비 구축도 포함됐다. 현대로템은 폴란드 방산업체들과 협력해 K2PL 생산·정비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이처럼 해외 고객의 현지화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주포 생산 능력 확보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현대로템은 그동안 현대위아에서 K2 주포를 공급받았지만, 인수가 완료되면 완성 전차와 핵심 무장의 생산 일정을 직접 관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납기 조정과 설계 변경, 해외 고객의 요구에 대응할 여지가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이번 인수로 폴란드 현지 주포 생산이나 기술 이전 범위가 달라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K9 포신·함포까지 확보…현대차그룹 방산사업 재편
지난해 5월 22일 경남 창원 현대위아 2공장에서 직원들이 K9 자주포용 155㎜ 포신을 최종 검수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현대위아 특수사업부를 약 3584억원에 인수해 K2 전차 주포와 K9 자주포 포신 생산사업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대위아 제공


현대로템은 이번 거래로 K9 자주포용 155㎜ 포신 생산사업도 확보한다. K9 완성체계는 기존처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생산하지만, 핵심 무장을 공급하는 사업은 현대로템으로 넘어가는 구조다.

현대위아가 생산해온 함포와 원격사격통제체계 등도 현대로템의 사업 영역을 넓히는 기반이 될 전망이다. 기존 전차 중심 사업에서 육상·해상 무장 분야로 생산 역량을 확대하는 셈이다.

인수 금액은 특수사업부의 영업 가치 4800억원에서 토지·건물 등 임대 대상 자산 약 1170억원을 제외하는 방식으로 산정했다. 현대위아는 창원공장 내 기존 특수사업부 사용 시설을 현대로템에 임대할 예정이다.

현대위아는 다음 달 2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영업 양도 안건을 처리한다. 이전 대상 임직원도 사업과 함께 승계할 계획이다.

현대위아는 방산사업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차량 열관리시스템과 로보틱스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 투자할 방침이다.

이번 거래는 현대차그룹이 지상 무기 생산 역량을 현대로템에 집중하고, 현대위아는 자동차 부품과 신사업에 주력하는 방향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폴란드를 비롯한 해외 방산시장에서 이러한 생산체계 통합이 실제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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