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무기 매력적인데”…돈 더 내라는 미국, 국방비가 전부는 아니다? [밀리터리+]

송현서 기자
송현서 기자
수정 2026-10-19 18:30
입력 2026-10-19 18:30

-트럼프 측근 “한국의 부담 수준 아직 부족”
-“우리는 亞 동맹국으로부터 더 많이 필요로 해”
-전문가들 “국방비 보다 생산 능력·공급망 중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AI 생성 이미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인 데이브 매코믹 공화당 상원의원이 한국의 대규모 대미 투자와 국방비 증액 계획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현재의 부담 수준은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에 따르면 매코믹 의원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마이크 갤러거 전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장과의 대담에서 “우리는 동맹 관계를 재설정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감정이 상하고 마찰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 관계를 결혼 생활에 비유하며 “때로는 균형이 어긋나 한쪽이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하게 된다. 이는 이혼이 아니라 부부 상담을 받는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매코믹 의원은 한국과 일본의 대규모 대미 투자 약속을 동맹 재편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데이브 매코믹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왼쪽)이 7월 15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열린 국방·혁신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특히 한국이 약속한 250억 달러(한화 약 34조원) 규모의 미국산 무기 구매와 국방예산 증액 계획은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미국산 군사 장비 구매와 국방예산 증액 계획은 아직 필요한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면서도 “공정한 부담 분담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는 아시아 동맹국으로부터 더 많은 것을 필요로 한다. 그동안의 관계가 불균형했고 동맹국들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며 “이러한 조정은 오히려 더 강력한 동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방 예산, 지난해보다 8% 이상 늘렸는데…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워싱턴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한국이 한반도 안보에서 더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 국방비를 늘리고 첨단 군사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뒤이어 11월 양국은 관세·안보 협상의 결과를 담은 공동 설명자료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국방비를 GDP의 3.5%로 가능한 한 조속히 증액한다는 한국의 계획과 2030년까지 미국산 군사 장비 구매에 250억 달러를 지출한다는 약속이 명시됐다.

2025년 8월 27일 경기도 여주시 연양동 남한강에서 열린 한미연합 제병협동 도하훈련에서 주한미군 스트라이커 장갑차와 한국군 K200 장갑차가 부교 도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시 국내에서는 한국이 F-35A 스텔스 전투기 30대를 추가 도입하는 데 약 4조 5000억원, 항공통제기 2차 사업과 특수작전용 대형 기동 헬기에 각각 3조원과 3조 3000억원 정도를 할애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여기에 해상작전헬기와 패트리엇(PAC-3) 성능 개량 등의 사업도 거론됐다.

국방비의 경우 우리 정부는 지난 9월 2027년도 국방예산을 73조 2777억원으로 편성했다. 이는 2026년 확정 예산인 67조 7040억 원보다 5조 5737억 원, 약 8.2% 증가한 규모다.

“중요한 건 국방비 보다 생산 능력·공급망”미국이 한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등 동맹국을 상대로 꾸준히 국방비 증액을 요구해 온 가운데, 일각에서는 미국 동맹국들의 안보 과제가 국방비 증가에서 방위산업 생산능력과 공급망 강화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제리 맥긴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업기반센터장과 셀리아 배리 연구원은 최근 ‘미국과 동맹국의 부담분담: 진행 보고서’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전략경쟁이 동맹국들의 방위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국에 더 많은 국방비 지출을 요구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역내 방산 생산능력과 공급망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2026년 8월 25일 폴란드에 도착한 K2 전차 28대 중 하나. 폴란드 국방부장관 제공


보고서에 따르면 늘어난 국방비가 실질적인 억지력으로 이어지려면 무기와 탄약 구매뿐 아니라 생산시설 확대와 부품 공급망 확보, 정비능력 강화, 장기전에 대비한 생산체계 구축으로 이어져야 한다.

최근 유럽연합(EU)이 ‘유럽방위산업전략(EDIS)’과 ‘세이프(SAFE)’ 프로그램을 통해 역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공동조달을 추진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더불어 생산력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중요한 방산 공급국으로 부상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보고서는 “한국은 미국이나 유럽 방산업체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생산비용과 빠른 납기, 대량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수직 통합된 공급망을 통해 복잡한 무기체계를 빠르게 생산할 수 있다”며 “이러한 강점 덕분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신속하게 전력을 확충해야 하는 국가들에 한국산 무기가 매력적인 선택지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이어 “앞으로 미국의 동맹 모델은 ‘무기를 사고파는 관계’보다 ‘같이 만드는 관계’가 중요해질 것”이라며 “따라서 미국이 동맹국에게 요구하는 ‘부담 분담’의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동맹국이 GDP의 몇%를 국방비로 쓰느냐가 핵심이었다면, 앞으로는 미사일과 포탄을 얼마나 빠르게 생산할 수 있는지, 첨단 무기를 신속히 정비할 수 있는지, 위기 상황에서도 핵심 소재와 부품 공급망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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