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이민 막겠다던 트럼프…한국인 이민비자까지 19% 줄었다 [핫이슈]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6-10-19 15:40
입력 2026-10-19 15:40

美 이민비자 발급 월 5만 2000건→2만 6000건 반토막
한국인도 420건→340건…합법 이민까지 위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대한민국 여권을 병합한 이미지.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정책 속에 미국의 합법 이민비자 발급 건수가 절반 수준으로 줄었으며, 한국인 대상 발급 건수도 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AI 생성 합성 이미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불법 이민 단속을 강화하는 가운데 합법적인 이민 비자 발급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에게 발급된 이민 비자 역시 19% 감소하면서 미국의 강경 이민 정책이 합법적인 이민 통로까지 좁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미 국무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2월 이민 비자 발급 건수는 2만 6000건으로 집계됐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인 2023~2024년 월평균 5만 2000건과 비교하면 절반으로 줄었다.


한국인에게 발급된 신규 이민 비자는 같은 기간 월평균 420건에서 올해 2월 340건으로 19% 감소했다. 중국은 31%, 일본은 25%, 인도는 16% 줄어드는 등 아시아 주요국도 영향을 받았다.

이번 통계는 미국 해외 공관에서 발급한 이민 비자를 기준으로 한다. 미국 내에서 체류 자격을 변경해 영주권을 취득한 사람은 포함하지 않아 전체 영주권 취득자가 같은 비율로 감소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91개국 이민 사실상 차단…중앙아시아 99% 급감
서울 종로구 주한 미국대사관에서 시민들이 비자 신청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제한 정책 속에 미국의 이민비자 발급 건수는 취임 전 월평균보다 절반 수준으로 줄었으며, 한국인 대상 발급 건수도 19% 감소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비자 심사와 입국 제한을 잇달아 강화했다. 올해 1월에는 39개국 국민의 비자 발급과 입국을 전면 또는 부분적으로 제한하고, 별도로 52개국에 대한 이민 비자 발급도 중단했다.

NYT는 이러한 조치로 당시 91개국 국민의 미국 이민이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다른 61개국에서도 이민 비자 발급 건수가 감소했다.

지역별 감소 폭은 중앙아시아가 99%로 가장 컸다. 아프리카는 89%, 동유럽은 84%, 중동은 81% 줄었다. 특히 이슬람교도가 다수인 국가들의 감소 폭은 90%를 넘었다.

반면 캐나다와 멕시코의 이민 비자 발급은 각각 142%, 17% 증가했다. 두 나라 출신이 전체 발급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약 30%에 달했다.

유학·취업비자도 감소…“대공황 이후 최대 축소”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이타카의 코넬대학교 캠퍼스에서 학생들이 이동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정책 속에 미국의 합법 이민비자뿐 아니라 유학·취업비자 발급 건수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AFP 연합뉴스


영주권 취득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비자도 줄었다. 올해 2월 유학·취업 비자 발급 건수는 전년 동월보다 약 30% 감소했고, 관광·상용 비자도 약 25% 줄었다.

미국 싱크탱크 케이토연구소의 이민 전문가 데이비드 비어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을 제외하면 대공황 당시 허버트 후버 행정부 이후 가장 큰 규모의 합법 이민 축소라고 평가했다.

강화된 비자 정책으로 가족이 떨어져 지내는 사례도 발생했다. 미국 시민권자 대니얼 브래킨스는 아내의 합법적인 미국 이민을 추진했지만 마지막 단계에서 비자 발급이 막혔다. 이후 아내는 카자흐스탄에서 아들을 출산했다.

브래킨스는 NYT에 영상통화로 아들의 성장 과정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아내와의 관계에도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털어놨다.

트럼프 행정부는 불법 입국을 막는 데 그치지 않고 합법 이민에 대한 심사와 제한도 강화해왔다. 이번 통계는 이러한 정책 변화가 해외에서 미국 영주권을 받으려는 신청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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