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트럼프가 때리지 말랬는데…우크라, 푸틴 고향에 ‘거대한 불’ 질렀다

송현서 기자
수정 2026-10-19 13:50
입력 2026-10-19 13:40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석유 시설을 겨냥한 대규모 공습을 지속했다. 러시아의 에너지 시설에 대한 타격을 멈추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청을 대놓고 거부한 셈이다.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18일(현지시간) 새벽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터미널과 유류 저장소 등 에너지 인프라와 그 밖에 중요 시설을 드론으로 타격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역 당국은 “이번 드론 공습으로 1명이 사망하고 6명이 다쳤다”며 “석유 터미널과 유류 저장소, 산업용 창고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습을 받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너지 시설에서 거대한 불길과 시커먼 연기가 치솟는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은 “이날 공격은 2022년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포함한 레닌그라드주 일대를 목표로 한 공격 가운데 가장 큰 규모 중 하나”라고 전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 제2도시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고향이기도 하다.
젤렌스키 “미국이 항복 압박” 주장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국제 유가 상승의 원인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에너지 공습 타격으로 인한 수출 통제에 있다고 주장하며 공습 중단을 요청했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산 경유 공급 확대에 합의했다.
이어 16일에는 지난달 미국 의회가 초당적으로 통과시킨 대러 신규 제재의 핵심 조항 시행을 유예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노골적으로 러시아에 유리한 조치를 취해 왔다.
우크라이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에너지 휴전’에 동의한다면서도 “러시아는 휴전에 동의할 생각이 없이 여전히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한다”며 공격을 재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4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 제한은) 끝이다. 더는 참을 수 없다고 군에 말했다”며 “오늘 저녁 러시아의 대규모 공격으로 또 사람들이 살해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는 ‘그런’ 사람들을 좋아하고 존경한다”며 “그에게는 20년, 30년, 40년씩 장기 집권하며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매우 강력한 존재로 비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비판 수위는 갈수록 높아지는 분위기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8일 블룸버그 통신에 “우크라이나가 항복하도록 설득하기 위한 조처들이 취해졌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의 파트너들이 우크라이나의 희생을 대가로 전쟁을 더 빨리 끝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상황은 그렇게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미국 NBC 방송에도 “미국이 러시아 편에 서는 것은 역사적 실수이자 커다란 비극”이라며 “미국이 공식적으로 러시아 편을 들어 두 나라가 한편이 된다면 우리는 이길 수도, 버텨낼 수도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내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국제 경유 가격 급등의 책임을 또 다시 돌렸다. 그는 “젤렌스키는 러시아의 경유 정유시설을 공격 목표로 삼고 있으며, 이러한 공격이 미국을 포함한 세계 경유 시장에 심각한 피해를 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젤렌스키는 이 전쟁을 끝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러 “우크라가 날린 드론 1000여 대 격추”한편 우크라이나의 공습은 푸틴 대통령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국한되지 않았다.
러시아 국방부는 18일 하루 동안 러시아 전역에서 총 1015대의 드론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612대는 수도인 모스크바 일대에서 격추됐다.
우크라이나의 이번 대공습 목표물 중에는 러시아 SNS 업체 프콘탁테(VK)의 데이터센터와 전자상거래업체 오존의 물류창고도 포함됐다.
러시아도 겨울철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일주일 동안 우크라이나의 에너지·석유·가스 시설을 76차례 공격했다”며 “전날 밤에도 우크라이나 4개 지역의 에너지 시설이 공격받아 수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공격에 따른 우크라이나 민간인 피해도 이어졌다. 남부 자포리자에서는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여성 1명이 숨지고 6세 여아를 포함해 최소 2명이 다쳤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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