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트럼프, 기뢰 다 제거했다더니…“유조선, 기뢰 충돌 후 침몰” 영상 공개

송현서 기자
수정 2026-10-19 10:30
입력 2026-10-19 10:30
-이란 “불법적인 경로로 해협을 통과하려다 기뢰와 충돌”
-트럼프, 지난 8월 “이란 기뢰 모두 제거” 주장
-이란 “‘7일 계획’ 유효…미국에 수용 촉구
이란 국영 방송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기뢰와 충돌해 침몰하는 것으로 보이는 대형 유조선의 영상을 공개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공개된 해당 영상은 선박 한 척이 거대한 폭발과 함께 화염에 휩싸인 뒤 천천히 기울어지는 모습을 담고 있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통해 이란의 승인 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유조선 두 척이 기뢰와 충돌해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혁명수비대는 당시 “유조선 두 척이 각각 200만배럴 이상의 원유를 싣고 GPS와 레이더 시스템을 끈 채 불법적인 경로로 해협을 통과하려 했다”며 “기뢰와 충돌하며 선박 기관실에서 폭발이 일어나 운항을 멈췄다”고 주장했다.
이란 측이 해당 선박들의 이름이나 기뢰와 충돌한 정확한 위치, 원유의 출처 등은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 해당 주장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호르무즈 해협 내 기뢰가 모두 제거됐다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이 신뢰를 잃을 가능성이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백악관에서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는 유일한 주체는 미 해군”이라며 “조금 복잡한 것은 이란이 가끔 기뢰를 떨어뜨린다는 것인데, 우리는 기뢰를 찾아내 모두 제거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호르무즈 상황 악화하고 있다”앞서 지난 13일에는 싱가포르 선적 화물선 GFS 프라이드호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중 ’정체불명의 발사체’에 맞아 파손된 후 침몰하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에도 이란 측은 해당 선박이 기뢰와 충돌했다고 주장했으나, 싱가포르 항만청은 정체불명의 발사체라고 선을 그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비영리단체 이란핵반대연합의 선임고문인 찰리 브라운은 CNN에 “이 배의 침몰은 매일같이 이어진 상선 공격에 이어 사태가 위험한 수준으로 악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란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에 대한 공격을 강화해왔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는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호르무즈 해협에서 15건의 공격이 발생했으며 이 중 11건이 최근 4일간 벌어졌다”고 밝혔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내 상선 공습 빈도를 높인 배경에는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가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유럽 동맹국의 비판을 받으면서까지 러시아산 경유 수입을 추진한 것 역시 유가 안정을 위한 노림수다.
미국 안팎에서는 장기화하는 이란 전쟁으로 치솟은 유가가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고 본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뿐 아니라 오만만과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인근 해협까지 공격 범위를 확대하며 원유 공급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는 것도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약점을 겨냥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란 “기존 ‘7일 계획’ 유효”…미국에 수용 촉구한편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최근 이슬람협력기구(OIC) 회의에서 “미국에 제시한 ‘7일 제안’에 기초한 우리의 입장은 분명하다”며 “미국 측이 (‘7일 계획’에 대한) 의견을 전달해 와 이를 검토하고 있지만 우리 제안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 진정성이 있다면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할 방법은 명확하다”며 “미국이 자국의 조건을 수용하면 6일 이내에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고 이튿날인 7일째에 양국 간 협상을 재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측은 지난주 “미국이 7개 조건 모두에 충분히 답하지 않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미·이란 양측의 핵심 쟁점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언제 다룰지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은 협상 초기부터 이란 핵 프로그램을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우선 재개방하고 해상 통항의 안전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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