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치솟는데 “우린 떼돈 벌고 있다”…트럼프 발언에 美 시끌 [핫이슈]

윤태희 기자
수정 2026-10-15 15:00
입력 2026-10-15 15:00
트럼프 “고유가로 美 막대한 수익” 발언 논란
美 물가 충격에 韓 증시 장중 8% 폭락…반도체주 급락
국제유가 상승으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물가 부담에 시달리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유가 덕분에 미국이 막대한 돈을 벌고 있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중동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한국에서는 미국발 물가 충격과 인공지능(AI) 투자 불안이 겹치면서 증시가 급락했다.
미국 허프포스트는 1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애리조나주 불헤드시티에서 열린 공화당 선거 유세에서 고유가에 따른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원유 생산 능력을 자랑하면서 “우리나라는 유가가 이렇게 높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돈을 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텍사스와 오클라호마, 노스다코타 등 주요 산유 지역을 거론하며 “우리는 떼돈을 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의 석유 생산 능력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앞선다는 주장을 펼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다. 고유가가 미국 전체 국민에게 이익이라는 의미보다는 주요 산유 지역과 석유 산업의 수익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유가로 떼돈 번다는 트럼프…서민 부담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이 논란을 부를 가능성도 의식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언론이 고유가로 돈을 벌고 있다는 발언만 잘라 보도할 것이라면서, 자신이 평범한 사람들의 어려움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부유층보다 평범한 사람들을 더 신경 쓴다고 주장했다. 고유가에 따른 미국 석유 산업의 수익을 강조하면서도 소비자 부담을 외면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중동 전쟁 이후 휘발유와 생필품 가격이 오르면서 생활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상승했다. 높은 에너지 가격이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도 약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내려가야 한다는 입장도 밝혀왔다. 다만 높은 유가로 미국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발언은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생활비 부담과 대조를 이뤘다.
미국은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으로 고유가에 따른 산업적 이익을 누릴 수 있지만,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등 다른 국가들은 에너지 수입 비용 상승에 더 취약하다.
美 물가 충격에 韓 증시 장중 8% 급락…반도체주 직격탄
고유가에 따른 물가 불안은 한국 금융시장에도 간접적인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석유제품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 등을 통해 국내 주유소 가격의 상승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물가 상승과 금리 불안이 세계 금융시장으로 확산하는 것까지 막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15일 한국 증시는 미국의 예상보다 높은 물가 상승률과 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겹치면서 급락했다.
로이터통신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장중 8% 넘게 떨어지면서 거래가 20분간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서킷브레이커가 작동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증시를 이끄는 반도체 대형주에 매도세가 집중됐다.
이번 급락의 직접적인 배경은 미국의 물가 충격과 AI 관련주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다.
국제유가 상승이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면서 연준의 고금리 기조가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여기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 AI 산업의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까지 겹치면서 미국 기술주가 급락했고, 충격은 한국 시장으로 번졌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아시아 증시의 매도세가 기술기업의 실적 악화보다는 높은 금리와 자금 조달 비용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고유가로 미국이 큰돈을 벌고 있다고 강조하는 사이, 한국에서는 고유가에 따른 미국 물가 불안과 기술주 투자심리 악화가 맞물리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셈이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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