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신랑 숨졌는데…예식장 환불 거부하더니 맞소송까지, 美 시끌 [핫이슈]

윤태희 기자
수정 2026-10-15 11:06
입력 2026-10-15 11:06
25세 예비신랑 결혼 7개월 앞두고 사망
예식장, 선납금 1만 6000달러 환불 거부…잔금까지 요구
결혼식을 앞두고 예비신랑이 갑자기 숨진 미국 여성이 예식장에 미리 낸 돈을 돌려받지 못한 데 이어 업체로부터 맞소송까지 당했다. 예식장 측은 계약서의 환불 불가 조항을 근거로 이미 받은 돈을 돌려주지 않았고, 남은 계약 대금까지 요구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 지역방송 KSAT는 12일(현지시간) 헤이스카운티의 결혼식장 ‘포지 메도스’와 예비 신부 사이에 벌어진 법적 분쟁을 보도했다. 방송 이후 시청자들의 반응이 이어지자 14일에는 계약서의 문제점과 소비자 주의 사항을 다룬 후속 보도도 내놨다.
예비 신랑 디에고 에르난데스(25)는 오는 11월 20일 텍사스주 샌마커스 인근 포지 메도스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그는 지난 4월 말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결혼식을 약 7개월 앞둔 시점이었다.
두 사람이 예식장에 미리 낸 돈은 1만 6000달러(약 2100만원)에 달했다. 유족과 예비 신부는 결혼식을 진행할 수 없게 되자 환불을 요청했지만 업체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랑 사망에 환불 요청했더니…날짜 변경·다른 행사 제안KSAT가 확보한 이메일에 따르면 예식장 소유주 줄리 캠벨은 예비 신부 가족에게 예약 날짜를 변경하거나 이미 낸 돈을 다른 행사에 사용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기존 결혼식 날짜에 새로운 예약이 들어오면 일부 환불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족이 원한 것은 행사 변경이 아닌 환불이었다. 디에고의 어머니 루시 에르난데스는 지난 5월 아들의 시신을 마지막으로 보기 직전 캠벨과 전화로 환불 문제를 논의했지만 결국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루시는 “도덕은 어디에 있느냐. 도덕적 원칙은 어디에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가족 모두 정서적으로 지쳐 있으며 이번 분쟁이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호소했다.
예비 신부 측 변호사는 6월 말 예식장에 환불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협상이 진전되지 않자 예비 신부는 7월 말 헤이스카운티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서는 예식장이 젊은 남성의 죽음을 이용해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환불 소송에 오히려 맞소송…사망 증명서까지 쟁점예식장 측은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예비 신부가 계약을 위반했다며 맞소송을 제기하고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이미 낸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면서 계약상 남은 잔금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예식장 측이 근거로 내세운 계약서에는 예약을 취소하면 납부한 돈을 돌려주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었다. 그러나 계약 당사자 중 한 명이 사망했을 때 어떻게 처리할지는 명시하지 않았다.
양측은 사망 증명서 제출 여부를 두고도 맞섰다. 예식장 측은 유족이 사망 사실을 입증할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예비 신부 측 변호사는 소송 전부터 증명서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으나 예식장 측 변호인에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해당 증명서는 이후 법원에 제출됐다.
논란이 확산하자 현지 온라인에서도 예식장 측의 대응을 비판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일부 이용자들은 계약서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예비 신랑이 사망한 상황에서 남은 대금까지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미국 소비자단체인 비즈니스개선협회(BBB)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결혼식장 계약 전 사망이나 긴급 상황에 대비한 예외 조항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계약 내용의 수정을 요청하라고 조언했다.
현재 소송은 진행 중이다. 예비 신부는 선납금 반환과 변호사 비용을 요구하고 있으며, 예식장 측 변호인은 소송의 구체적인 쟁점에 관한 언급을 거절했다.
윤태희 기자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