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과 경유 거래 자랑하더니…트럼프, 공화당 반발에 “美 위한 거래 아냐” [핫이슈]

윤태희 기자
수정 2026-10-14 14:30
입력 2026-10-14 14:30
나흘 전엔 美 공급 강조…이젠 세계 시장 부각
상원 12명 철회 요구…18일 제재 결정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체결한 경유 거래를 자신의 외교 성과로 내세웠다가 공화당 내부에서 반발이 커지자 거래의 성격을 달리 설명하기 시작했다. 미국에 공급할 경유를 확보했다고 강조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나흘 만에 미국만을 위한 거래가 아니라며 거리를 두는 듯한 발언을 내놨다.
미국 야후파이낸스는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산 경유 수입 허용 계획을 둘러싼 공화당의 비판 속에 해당 거래의 의미를 축소해 설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을 떠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 경유 거래에 대해 “전 세계를 위한 거래다. 나와 맺은 거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거래가 아니다”라며 러시아가 경유를 미국에만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시장 전체에 내놓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불과 나흘 전 발표와 대비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푸틴 대통령과 매우 성공적인 논의를 마쳤다고 밝히며 러시아가 미국과 세계 시장에 경유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그는 러시아가 경유 30만t 이상을 즉시 공급하고 11월에 50만t, 이후 100만t을 추가로 공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재무부도 러시아산 경유 거래를 허용하는 제재 예외 조치를 내놨다.
푸틴과 거래 자랑하더니…공화당까지 철회 요구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이 달라진 시점은 공화당 의원들까지 러시아 경유 거래에 반대하고 나선 때와 맞물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공화당 의원 6명과 민주당 의원 6명 등 미국 상원의원 12명은 13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러시아와의 거래를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서한에는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수전 콜린스, 리사 머코스키 의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러시아가 경유 판매 수익을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속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의원들은 이번 거래가 미국의 안보 이익을 해치고 우크라이나를 배신하는 행위라며 적국에 선물을 주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또 러시아산 경유 공급이 미국의 연료 가격을 낮추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경유 판매 수익으로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할 폭탄을 더 구매할 수 있다는 지적을 들었느냐는 질문에 “아무도 그런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거래가 미국뿐 아니라 세계에도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공화당의 반발 이후 거래의 수혜 대상을 강조하는 방식은 달라졌지만, 거래 자체를 철회한 것은 아니다.
경유 가격은 오히려 소폭 상승…18일 제재 결정 주목
실제 경유 가격을 낮추는 효과도 아직 뚜렷하지 않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미국의 평균 경유 가격은 12일 갤런당 약 6.27달러에서 13일 약 6.28달러로 소폭 올랐다.
연료 가격 분석업체 가스버디의 패트릭 드한 석유 분석 책임자는 러시아와의 거래에도 경유 도매가격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운송업자와 농민들이 당장 가격 인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번 거래가 미국 의회의 대러시아 제재 방침과 충돌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서명한 대러시아 제재 관련 법률에 따라 오는 18일까지 러시아 에너지 부문에 새로운 제재를 부과하거나 미국의 국가이익을 이유로 이를 면제할지 결정해야 한다.
상원의원들은 이번 서한에서 러시아산 경유 거래 허용 조치를 철회하고 의회가 승인한 제재를 시행하라고 촉구했다.
현재까지 트럼프 행정부는 거래 철회 방침을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내부 반발을 무릅쓰고 기존 거래를 유지할지, 새로운 제재 결정을 계기로 정책을 조정할지 주목된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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