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는 ‘트럼프의 약점’을 알고 있다”…미국이 ‘몸 사리는’ 이유 이거였나 [핫이슈]

송현서 기자
수정 2026-10-13 18:30
입력 2026-10-13 18:30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를 향해 또다시 미사일을 발사한 가운데, 미국의 사우디-후티 분쟁 개입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남성욱 숙명여대 석좌교수는 13일 YTN 뉴스UP에 출연해 후티의 극단적인 도발 원인을 두고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이란의 돈줄이 묶여 있는 상황에서, 이란은 중동의 원유 공급을 혼란스럽게 만들어 국제유가를 치솟게 만들어야 미국이 자신들의 요구를 수용할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불어 후티 반군은 아무리 사우디를 공격해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들을 공격할 수 없을 것이라고 여긴다. 11월 3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입장에서 후티 반군과의 전쟁 격화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약점’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사비 지출이 상당한 사우디가 ‘반군’에 불과한 후티에게 속수무책 당하고 있는 배경으로는 사우디의 군사지휘체계를 꼽았다.
남 교수는 “사우디의 군사비 지출 순위는 우리 돈으로 112조원에 달하며 세계 8위 수준이다. 미 F-35 전투기를 구매할 수 있을 정도”라면서 “하지만 무기가 많다고 전쟁을 잘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사우디의 군사지휘체계와 정보공유체계가 엉망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왕정 경호 군사력과 정규군, 특수군 등 군 간의 지휘체계가 일사불란하지 않다. 후티 반군에게조차 효과적이지 않은 것”이라며 “후티 반군은 사우디의 군사적 취약점을 노려서 정면 대응보다는 사우디 공항, 정유소 등의 시설을 외곽에서 공격하면 사우디의 고통이 매우 심해진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사우디를 실망시키고 있다”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후티 반군이 사우디를 향해 맹공격을 퍼붓자 “용납할 수 없다”며 사우디의 대후티 공습 합류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미국의 개입이 현실화하기까지는 여러 난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남 교수는 “미국이 11월 3일 중간선거 이후 (사우디-후티 분쟁에) 개입할 가능성은 있지만, 중간선거 전에 개입해서 유가가 다시 한 번 폭등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미국 국내 소비자물가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후티 분쟁) 개입을 검토하겠다는 소극적 입장을 보이면서 사우디를 실망하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문제는 결국 미국과 이란 간의 큰 타협 속에서 후티와 사우디의 분쟁도 포함시켜 일괄 패키지로 해결되어야 한다는 분석이 가장 신뢰성이 있다고 보여진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분쟁에 개입할 경우 후티 반군은 반격에 나서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모하메드 알부카이티 후티 정치국원은 12일 리야드 공습 이후 AFP에 “미국이 예멘 침략에 가담하면 미국과 역내 모든 미국 이익을 겨냥한 신속하고 고통스러운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우디 석유 시설과 공항 종사자들은 그곳에서 떨어져 있으라. 그곳들은 (후티의) 정당한 표적”이라고 강조했다.
사우디 안보·경제 벼랑 끝인데…몸 사리는 미국한편 후티의 공습이 이어지자 사우디는 안보와 더불어 경제까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사우디 재무부는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작년보다 3.6%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쟁에 따른 지출 증가는 재정적자를 확대하고, 경제를 위축시킬 위험을 키우고 있다.
네옴 신도시, 리야드 대형 큐브형 빌딩, 사막 스키장 등 왕세자가 추진해 온 초대형 프로젝트 상당수도 중단되거나 재검토되고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경우 빈 살만 왕세자의 국가개조 계획인 ‘비전 2030’ 달성을 위한 글로벌 자본 유치에 난항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지난 11일 개막한 제25회 세계석유회의(WPC) 주최 측은 정상적인 행사 진행을 공지했으나 핵심 인사들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고, 이달 하순 개최를 앞둔 리야드의 대표적 투자자 모임인 제10회 미래 투자이니셔티브(FII) 역시 파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제와 안보가 통째로 흔들리는 국면에서 빈 살만 왕세자의 리더십은 시험대에 오른 모양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빈 살만 왕세자가 안전을 우려해 벙커를 갖춘 경호 수준 높은 궁전들을 오가며 지내고 있다”며 “그가 미국에 군사 지원을 요청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응하지 않은 채 사우디에 군사 고문단만 파견했다”고 전했다.
라이스대 베이커연구소의 페르시아만 전문가 크리스티안 코츠 울리크센 연구원은 “빈 살만 왕세자가 선택할 수 있는 대응책이 많지 않다”며 “사우디가 군사적 대응에 나서면 분쟁에 더 깊이 끌려 들어갈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송현서 기자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