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50 옆에 무인기가 바짝…9m 간격으로 20분 편대비행 [밀리터리+]

윤태희 기자
수정 2026-10-12 19:30
입력 2026-10-12 19:30
8개월 전 사우디 방산전서 FA-50·AAP 편대 모형 공개
실제 비행으로 첫 검증…AI 무인기 임무 통제는 다음 단계
국산 경공격기 FA-50 옆으로 제트엔진을 장착한 무인기가 바짝 붙어 날았다. 두 항공기의 거리는 가장 가까울 때 약 9m에 불과했다. 유인 전투기와 무인기가 한 팀으로 움직이는 미래 공중전 구상이 한국에서도 실제 비행시험 단계로 들어섰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 8일 전남 고흥 남쪽 해상에서 FA-50과 다목적 무인기 AAP(Adaptable Aerial Platform)의 첫 편대비행에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두 항공기는 약 2.1㎞ 상공에서 9~30m 간격을 유지하며 20분간 나란히 날았다. 비행 속도는 시속 360㎞였다. KAI는 이번 시험으로 국내 최초의 유·무인 실제 편대비행을 통해 복합 체계 운용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함께 비행한 AAP는 KAI가 2024년부터 자체 개발 중인 150㎏급 고속 무인기다. 전장 3.1m, 전폭 2.2m의 작은 기체에 제트엔진을 탑재했으며, 최대 비행 속도는 시속 790㎞다.
8개월 전엔 모형이었는데…FA-50·무인기 실제 편대로
이번 성공은 KAI가 올해 초 공개한 유·무인 협동 전투 구상을 실제 비행으로 옮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KAI는 지난 2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월드 디펜스 쇼(WDS 2026)에서 FA-50과 AAP 무인기 여러 대가 편대를 이루는 모형을 공개했다.
당시 전시에서는 유인 전투기가 정찰·지휘와 무장 운용의 중심을 맡고, 무인기들이 위험 지역에 먼저 들어가 전자전과 기만, 타격 지원 등을 수행하는 미래 공중전 개념을 제시했다.
8개월 뒤 실제 비행에 성공하면서 구상 단계에서 한발 더 나아간 셈이다. 다만 이번 시험은 근접 편대비행의 안정성을 확인한 것으로, FA-50 조종사가 무인기의 임무를 통제하거나 실제 협동 전투를 수행한 것은 아니다.
KAI는 항공·방산 특화 인공지능(AI) 파일럿 ‘카일럿(KAiLOT)’을 AAP에 적용해 자율 비행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앞으로 FA-50에서 AAP의 임무를 통제하는 비행시험도 추진할 계획이다.
호주는 무인기로 공대공미사일 발사…美도 미래 공중전 시험 속도
세계 주요 공군은 이미 유인 전투기와 무인기가 함께 싸우는 협동 전투 항공기(CCA)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호주는 지난해 12월 보잉이 개발한 MQ-28 고스트배트 무인기를 이용해 공중 표적을 격추하는 시험에 성공했다. 당시 무인기는 호주 공군의 E-7A 조기경보통제기, F/A-18F 슈퍼호넷과 연계해 AIM-120 공대공 미사일을 발사했다.
미국 공군도 올해 7월 협동 전투 무인기 YFQ-44A의 실사격 시험을 진행했다. 이 무인기는 모하비 사막 상공에서 AIM-120 미사일을 발사해 디지털 표적에 대한 무장 운용 능력을 검증했다.
한국이 이번에 성공한 근접 편대비행과 미국·호주의 무장시험은 기술 검증 단계가 서로 다르다. 유·무인 복합 체계의 실전 운용 능력을 확보하려면 안정적인 비행뿐 아니라 임무 통제와 데이터 통신, 무장 운용까지 검증해야 한다.
KAI는 이런 기술을 FA-50뿐 아니라 KF-21과 연계하는 차세대 공중전투체계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6월에는 KF-21과 중형 무인전투기(MUCCA), 소형 다목적 무인기(SUCA)를 연결하는 미래 전투체계 구상도 공개했다.
김종출 KAI 사장은 이번 편대비행이 국내 유·무인 복합 체계의 운용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관련 기술 개발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시험의 성과는 FA-50이 무인기와 실제 하늘에서 안정적으로 편대를 이뤘다는 점이다. 앞으로는 AI 기반 자율 비행과 임무 통제 기술을 결합해 실제 작전 환경에서 유인기와 무인기가 어느 수준까지 협력할 수 있는지를 입증해야 한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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