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러 활공폭탄에 곰 인형만 덩그러니…자포리자서 어린이 3명 포함 20명 사망 참사

박종익 기자
수정 2026-10-11 15:00
입력 2026-10-11 15: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산 경유를 미국에 대량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한 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지역의 주택가가 폭탄 공격에 초토화됐다. 우크라이나 국가비상사태청은 10일(현지시간) 이날 새벽 러시아군이 자포리자 지역의 주택가에 활공유도폭탄(KAB)을 투하해 어린이 3명을 포함해 20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날 러시아의 공격은 대량 인명 피해가 발생할 정도로 파괴적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자포리자의 여러 주거 지역을 겨냥해 총 5발의 KAB를 투하했다. 이 과정에서 5층 아파트 건물이 무너져 내리며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잔해 아래 갇혀 있는 주민도 있어 피해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 우크라이나 국가비상사태청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잔해 속에서 울부짖는 여성과 주인을 잃고 덩그러니 놓여 있는 곰 인형의 모습이 확인된다. 이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에 “오늘 러시아가 경유 수출 제재 해제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자포리자 지역의 주택가에 활공폭탄 5발을 투하했다“며 러시아와 함께 미국에 대한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감사 표시’라는 발언은 미국의 대러 제재 완화 조치를 강력하게 비판하기 위해 반어적으로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에너지 가격을 아끼려고 타협해 준 대가가 오늘 민간인들이 폭탄을 맞아 숨졌다는 원망과 질책이 담긴 메시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러시아가 즉시 미국 및 세계 시장에 30만t 이상의 경유를 공급하고 이후에도 추가 공급에 나서면서 총 480만t을 공급하기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후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러시아산 경유 판매에 대한 제재를 일시 완화하는 조처를 발표했다. 이 발표가 나온 직후 우크라이나는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합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주는 ‘선물’과 같다”며 “러시아가 석유제품을 판매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끝내야 할 전쟁을 장기화하도록 투자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유럽연합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거래가 러시아에 전쟁 자금을 대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앤디 버넘 영국 총리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직접 전화 통화를 하며 연대를 강조했다.
이 같은 비판이 쏟아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더욱 날 선 폭탄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10일 백악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전쟁을 여러 번 끝낼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을 선택했다”면서 “이 전쟁은 애초에 시작되지 말았어야 했다”며 책임을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돌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이제 (러시아와) 합의를 끌어낼 수 있는 새로운 대통령(지도자)을 맞이할 때가 된 것 같다”며 사실상 젤렌스키 대통령의 퇴진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박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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