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확대하는 멕시코 마약카르텔…‘아보카도’까지 마수 뻗쳤다 [여기는 남미]

수정 2026-10-09 15:51
입력 2026-10-09 15:51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아보카도. 콰르토오스쿠로 캡처


멕시코의 범죄카르텔이 아보카도 농사에까지 손을 뻗어 멕시코 당국이 대응에 나섰다. 멕시코는 글로벌 시장에서 소비되는 아보카도의 약 30~40%를 공급하는 아보카도 생산 대국이다.

현지 언론은 8일(현지시간) 멕시코 정부가 불법 농장에서 생산된 아보카도의 수출을 금지하기로 한 건 범죄카르텔의 아보카도 수출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고 보도했다. 멕시코 정부는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면서 불법으로 벌목한 산림에 들어선 농장에서 생산된 아보카도의 수출을 불허할 것이라고 최근 공식 발표한 바 있다. 멕시코는 이를 위해 인증제를 도입해 인증서를 갖춘 아보카도의 수출만 허용하기로 했다.


멕시코는 산림 보호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이유를 댔지만 실제론 범죄카르텔의 수입원을 차단하는 데 목적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불법으로 나무를 베어버린 후 농장을 조성해 아보카도를 생산하고 수출하는 배후가 마약카르텔 등 범죄조직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범죄카르텔이 아보카도에 손을 대기 시작한 건 2000년대 초였다. 악명 높은 범죄카르텔 로스세타스가 자릿세 명목으로 아보카도 농가에 돈을 뜯어내기 시작한 게 시초로 알려져 있다. 당시 로스세타스는 아보카도 농장 1헥타르당 2000페소(당시 환율로 약 155달러)를 받아 갔다고 한다.

이후 범죄카르텔은 농장 면적(헥타르) 단위로 강탈하던 자릿세를 아보카도 수확량 단위로 받기 시작했다. 범죄카르텔이 100kg을 생산했으면 10달러를 내라는 식으로 계산법을 바꾸면서 아보카도 농가의 허리는 휘어 갔다.



이후 범죄카르텔의 아보카도 사업은 공동체를 몰아내고 빼앗은 땅에 아보카도 농장을 조성하고 아보카도를 생산하는 식으로 발전했다. 불법 벌목으로 산림을 훼손한 곳에 아보카도 농장이 우후죽순 들어서기 시작했다.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아보카도의 70~80%를 생산해 생산량 선두를 달리고 있는 미초아칸주(州)의 경우 지난해 불법 벌목 신고 건은 1000건을 상회했다. 5만 8000여 곳에 달하는 미초아칸주의 아보카도 농장 가운데 주정부의 위성감시시스템에 걸려 수출 금지 처분을 받은 농장은 약 2000곳에 이른다고 한다. 대부분의 경우 불법으로 나무를 베어낸 곳에 조성된 농장들이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보카도가 생산되는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범죄카르텔은 멕시코의 최대 마약카르텔로 알려진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을 비롯해 최소한 6개 조직에 이른다.

범죄카르텔은 농민 살해 등 극악 범죄도 서슴지 않는다. 지난해 10월 미초아칸주에선 농민 지도자였던 베르나르도 브라보 만리케스가 피살됐다. 그는 범죄카르텔이 농민들에게 자릿세를 갈취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하다가 봉변을 당했다.

현지 언론은 “아보카도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2016~2021년 멕시코의 살인 사건도 덩달아 늘어난 건 우연이 아니었다”면서 범죄카르텔의 아보카도 비즈니스를 근절해야 한다는 지적이 거세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임석훈 남미 통신원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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