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요청한 美 군함 10척…측근은 긍정, 한국서 몇 척 만들까 [밀리터리+]

윤태희 기자
수정 2026-10-09 13:20
입력 2026-10-09 13:20
美, 최대 3개 함종에 ‘첫 2척’ 해외 건조 추진
한화는 美 조선소 확보…실제 발주 물량은 미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미 해군 군함 10척을 신속히 건조할 수 있는지 물은 데 이어 측근으로 알려진 미국 상원의원도 한국의 군함 공급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국이 해외 조선소의 함정 건조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방안까지 추진하면서 한국이 실제로 몇 척을 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 공화당 소속 데이브 매코믹 상원의원은 8일 서울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한국이 미국 조선업에 투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함정을 공급하는 것도 충분히 실현 가능한 선택지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추진 시점에는 확답하지 않았다.
매코믹 의원은 전날 경남 거제의 한화오션 사업장을 방문해 선박 건조 시설과 생산 역량을 확인했다. 건조 중인 3600t급 충남급 호위함 ‘평택함’에도 승선했다.
미국은 이미 한국 조선업체들의 역량을 파악하는 절차에도 착수했다. 미 해군은 지난 7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등에 구축함급 수상전투함과 함대 급유함 관련 정보 요청(RFI)을 보냈다. 삼성중공업도 급유함 분야에 참여했다. 다만 이는 시장 조사 단계로, 실제 발주나 업체 선정을 뜻하지 않는다.
美, 3개 함종에 첫 2척 해외 건조 추진…한국 몫은?
한국의 군함 건조 가능성을 가늠할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월 13일 서명한 미 해군·조선산업 기반 재건 대통령 각서다.
각서는 이른바 ‘핀란드 모델’을 최대 3개 함종에 적용하도록 했다. 외국 조선업체가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면 해당 함종의 최초 2척을 자국 조선소에서 건조하고, 후속 물량은 미국 조선소에서 생산하는 방식이다.
적용 대상은 대잠수함전과 수상전, 선단 호위 임무를 수행할 수상전투함과 함대 보급용 급유함, 차량 등을 실어 나르는 로로선(Ro-Ro) 등이다.
단순히 계산하면 3개 함종에서 각각 2척씩, 최대 6척의 초도 물량을 해외에서 건조할 수 있는 구조다. 그러나 미국이 실제로 3개 함종 모두에 이 방식을 적용하거나 한국 업체에 해당 물량을 맡기기로 결정한 것은 아니다.
더구나 이 가운데는 전투함뿐 아니라 보급·수송용 선박도 포함된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군함 10척 중 한국에서 정확히 몇 척을 건조할 수 있을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
해외 건조에는 조건도 붙는다. 외국 업체는 미국에 새 조선소를 짓거나 기존 시설의 소유권 또는 과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미국인 근로자를 채용·훈련하고 자국의 조선 기술과 생산 방식도 이전해야 한다.
미 국방부는 각서 발표 후 90일 안에 구체적인 조달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개별 계약에는 국가안보상 예외 인정과 의회 통보 등 추가 절차도 필요하다.
美 조선소 확보한 한화…“한국 투자, 일본보다 느려”
한화가 유력한 참여 후보로 거론되는 이유는 미국 현지 생산 기반을 이미 확보했기 때문이다.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2024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를 인수했다. 한국에서 초도 함정을 건조하고 미국에서 후속 물량을 생산하는 사업 구조를 검토할 수 있는 기반이다. 다만 실제 계약과 생산시설 확충에는 별도 투자가 필요하다.
매코믹 의원의 지역구도 펜실베이니아주다. 그는 한국 조선업체와의 협력이 미국의 함정 건조 역량을 높이고 중국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8일 강신철 국방부 장관과 조현 외교부 장관도 만났다. 강 장관과는 조선업과 무인·자율체계 등 첨단 방산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조 장관은 한국 기업의 원활한 대미 투자를 위한 제도 개선에 미국 의회가 관심과 지원을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매코믹 의원은 한국의 투자 이행 속도에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일본이 일부 투자에서 한국보다 빠르게 움직였다며 한국 측 인사들에게도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한국은 미국에 총 3500억 달러(약 470조원)를 투자하기로 했으며, 이 가운데 1500억 달러(약 201조원)를 조선업 협력에 배정했다. 매코믹 의원은 투자 약속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실제 자금 투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한국의 미국 군함 건조 참여는 긍정적인 발언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미국의 구체적인 함정 도입 계획과 해외 건조 예외 적용, 한국 업체의 투자·기술 이전 조건이 맞아떨어져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군함 10척 요청에 이어 측근 의원의 긍정적인 평가까지 나왔지만, 실제 한국 조선소가 맡을 물량은 미국의 최종 조달 결정에 달려 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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