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핵무기 놓자!”…푸틴 협박에도 개헌 추진하는 리투아니아 [핫이슈]

송현서 기자
수정 2026-10-07 13:30
입력 2026-10-07 13:30
발트 3국 중 하나이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리투아니아가 자국 영토 내 핵무기와 외국 군사기지 배치를 금지한 헌법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개헌안을 가결했다.
6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의회(세이마스)는 해당 헌법 개정안에 대한 첫 정식 채택 표결에서 찬성 106명, 반대 18명, 기권 6명으로 개헌안을 가결했다고 밝혔다.
리투아니아 국방부는 “이번 헌법 개정은 리투아니아가 나토의 모든 억지력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나토의 핵무기는 가장 효과적인 억지 수단이며 나토의 핵우산은 이러한 억지력의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리투아니아는 나토 회원국 가운데 헌법에 이 같은 금지 조항을 둔 유일한 국가”라며 개헌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리투아니아 헌법 제137조는 자국 영토에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나 외국 군사기지를 배치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발트 3국에 속하는 라트비아·에스토니아와 달리 핵무기 배치를 금지해 왔으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의 위협이 이어지면서 법적 제한을 없애는 방안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리투아니아 정부는 미국 핵무기의 자국 내 배치 가능성과 관련한 논의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당시 “미국이 폴란드와 발트 3국 등 나토 동부전선 국가들에 핵무기 운용이 가능한 전력을 추가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개헌안이 최종 확정되려면 의회에서 한 차례 더 표결을 거쳐야 한다. 의회는 3개월간의 의무적 휴지기를 거친 뒤 내년 1월 12일 최종 표결을 실시할 예정이다.
최종 표결에서는 전체 의원 141명 가운데 3분의 2에 해당하는 94명 이상이 찬성해야 개헌안이 승인된다.
러시아 “현실화하면 필요한 대응 조치 취할 것”리투아니아는 러시아 본토와 맞닿아 있지는 않지만 역외 영토인 칼리닌그라드와 직접 국경을 맞대고 있다. 더불어 남서쪽으로는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와도 104㎞가량 국경을 접하고 있다.
최근 들어 러시아군의 드론이 리투아니아 국경을 넘거나 폴란드 국경 코앞에서 열차를 겨냥한 드론 공습이 이어지는 등 러시아의 위협이 거세지자 리투아니아는 핵무기 배치 금지와 관련한 헌법을 개헌하면서까지 선제 방어에 애를 쓰고 있다.
이에 러시아는 강하게 반발하며 경고를 보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리투아니아의 핵무기 배치 금지 폐지 논의와 리투아니아 내 미국 군사기지 설치 방안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긴장을 고조시키는 조치”라고 규정하며 “러시아도 자국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나토의 핵심 국가 가운데 한 나라(미국)의 군사 인프라가 러시아 국경에 가까워진다면 이는 긴장을 고조시키는 조치로밖에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인접국 영토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앞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도 지난달 11일 리투아니아에 핵무기가 배치될 경우 러시아가 이를 군사적 대응의 근거로 간주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그는 ”러시아가 대응에 나설 경우 나토가 리투아니아를 방어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리투아니아는 세계 지도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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