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한 아내에게 성관계 강요…이혼하고도 7년째 한집 사는 부부 [핫이슈]

윤태희 기자
수정 2026-10-07 14:30
입력 2026-10-07 14:30
수술 후 성관계 강요받았다는 아내…이혼 뒤에도 동거·생업 이어가
호주선 아내 성폭행한 남편 징역형…한국 대법원도 부부간 강간 인정
자궁근종 수술 뒤 회복하지 못한 아내에게도 성관계를 강요했다는 남편의 사연이 공개됐다. 두 사람은 7년 전 이혼했지만 여전히 한집에 살며 곰탕집을 함께 운영하고 있었다.
지난 5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는 40여 년의 결혼 생활을 끝내고도 동거를 이어가는 ‘아직도 부부’가 출연했다. 아내는 결혼 생활 중 남편의 폭행과 강압적인 성관계로 깊은 상처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아내에 따르면 남편은 여러 차례 거부 의사를 밝혀도 성관계를 강요했다. 2009년쯤 자궁근종 수술을 받고 일주일 뒤 퇴원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몸이 아직 낫지 않은 상태에서 남편이 성관계를 요구하자 아내는 서러움에 눈물을 쏟았다고 말했다. 이후 두 사람의 성관계는 사실상 끊겼다.
남편은 강압적으로 행동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강압적으로 하지 않으면 무한정 기다려야 하지 않느냐”고 답했다. 수술 후 아내의 몸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 대해서는 “젊은 나이의 욕심이었다”고 말했다.
아내는 성관계뿐 아니라 사업에서도 남편이 자신의 의견을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했다고 토로했다. 반면 남편은 이미 지나간 일을 아내가 계속 꺼낸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혼했지만 떠나지 못한 집…팔리지 않은 가게와 빚두 사람을 붙잡은 것은 생업과 돈 문제였다. 한때 손님이 줄을 섰던 곰탕집은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줄었다. 남편은 아내와 충분히 상의하지 않은 채 건물 2층을 증축하고 한식 뷔페와 곰탕 포장 공장으로 사업을 넓혔지만 잇따라 실패했다. 빚은 약 6억 5000만원까지 늘었다.
아내는 공장 사업 실패를 계기로 이혼을 요구했고, 두 사람은 2019년 법적으로 갈라섰다. 그러나 곰탕집이 팔리지 않으면서 동업과 동거가 이어졌다.
관계를 바라보는 생각도 달랐다. 아내는 남편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남은 삶을 함께하고 싶어 했다. 남편은 두 사람이 물과 기름 같다며 재결합을 거부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은 “오늘 힐링 리포트는 없다”고 밝혔다. 아내에게 남편과 잘 지내기 위해 더 노력하라고 조언할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그는 결혼 생활은 이미 끝난 인연이라면서도 함께 떠안은 빚과 재산 문제는 책임 있게 정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부부라도 성관계를 강요할 권리는 없다방송에서 공개한 사연과 별개로, 배우자의 동의 없는 성관계가 처벌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호주 애들레이드나우는 남호주 지방법원이 아내를 성폭행한 혐의를 인정한 30대 남성에게 지난달 29일 징역 5년 3개월 10일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임시석방을 신청할 수 없는 기간은 3년으로 정했다.
남성은 자신의 문화와 종교를 내세웠지만, 이언 프레스 판사는 아내의 거부 의사를 알면서도 무시했다고 판단했다. 상대가 저항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행위를 정당하게 만들지는 않는다는 취지였다.
한국에서도 혼인 관계가 강제적인 성관계를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3년 5월 16일 혼인 관계가 실질적으로 유지되는 부부 사이에서도 강간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부부의 동거 의무에 폭행이나 협박으로 강요한 성관계를 감내할 의무까지 포함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혼인이 개인의 성적 자기 결정권에 대한 포기를 의미한다고 할 수 없고”라고 밝혔다.
다만 국내 판례는 단순히 동의가 없었다는 사실만으로 강간죄가 성립한다고 본 것은 아니다. 피해자의 저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어렵게 할 정도의 폭행·협박이 있었는지 등을 종합해 판단하도록 했다. 배우자라는 이유만으로 상대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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