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기업 코앞까지 불똥…빈살만 ‘전투기 100대’로도 후티 반격 못 막는 이유 [핫이슈]

윤태희 기자
수정 2026-10-07 10:25
입력 2026-10-07 10:25
한국 기업 숙소 6~7㎞ 밖 정유시설 화재…현대차 “피해 없어”
해안 탈환과 공격 능력 제거는 별개…후티 미사일·드론 전력 여전
사우디아라비아가 전투기 100대를 동원해 예멘 후티 반군을 압박하는 가운데 한국 기업 근로자 숙소 인근 정유시설에서도 불길이 치솟았다. 대규모 공중 타격으로 지상군의 진격을 지원하고 있지만, 후티의 사우디 본토 공격은 이어지고 있다. 해안 거점을 되찾는 것만으로 미사일·드론 위협까지 없애기는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사우디 항공청은 전날 밤 자잔과 나지란 공항을 겨냥한 두 차례 공격으로 3명이 다치고 물적 피해가 났다고 밝혔다. 후티는 리야드의 킹칼리드 국제공항과 홍해 연안 라빅의 아람코 정유시설 등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후티가 발표한 표적별 명중 여부와 피해 규모는 모두 독립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다.
라빅에 머무는 한 교민은 현대자동차 공장 건설 근로자 숙소에서 약 6~7㎞ 떨어진 정유시설에서 불길과 연기를 목격했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건설 현장이나 직원의 피해는 없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현대차는 라빅에서 남쪽으로 약 40㎞ 떨어진 킹살만 자동차 산업 단지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공사 근로자들은 라빅의 숙소에서 출퇴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제다 한국 총영사관은 교민 피해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석유 인프라 등 민감 시설 인근 방문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이번 공세의 주요 목표는 홍해 남쪽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주변 거점이다. 사우디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군은 후티가 지난달 확보한 연안 지역을 되찾으려 한다. 후티는 사우디 본토의 공항과 에너지 시설을 공격하며 맞서고 있다.
전투기 100대가 돕는 진격…관건은 주변 고지
알자지라는 6일 분석에서 이번 공세의 변화로 공중 타격과 지상군 작전의 연계를 꼽았다.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전투기 100대가 공세에 참여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정보 지원도 작전 조율에 힘을 보탰다는 평가다.
마제드 알마다지 사나전략연구센터 의장은 알자지라에 공습의 빈도와 정확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사우디의 지휘 아래 과거 아랍에미리트(UAE)가 훈련한 자이언츠 여단이 지상에서 움직이며 협력이 더 효과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진격과 영토 장악은 구분해야 한다. 로이터는 5일 정부군이 해협 주변 해안을 따라 모카 방면으로 진격했다고 전하면서도 확보 지역의 범위를 독립적으로 검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알자지라의 7일 실시간 보도에서도 양측의 주장은 엇갈렸다. 정부군은 타이즈주 자발 하바시 지구의 최고봉에 대한 통제를 강화했다고 밝혔지만, 후티는 모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여전히 장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알자지라 현지 특파원은 정부군이 모카와 홍해 연안의 전략 거점을 확보하려면 먼저 모카 동쪽 산악지대에서 후티를 밀어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변 고지를 차지한 쪽이 해안 일대를 내려다보며 군사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안 진입에 성공하더라도 주변 산악지대를 통제하는 과제가 남는다.
거점 탈환만으로 없앨 수 없는 미사일·드론
후티의 반격 능력도 남아 있다. 알자지라는 후티가 지난 4년간 강화한 미사일·드론 전력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점령한 지역보다 오랫동안 지배해온 거점에서 이들을 몰아내기는 더 어렵다고 짚었다.
후티는 6일 바브엘만데브 방향으로 진격하는 정부군을 탄도미사일 10발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정부 측은 도밥과 타이즈 인근에서 후티 공격을 격퇴했다고 맞섰다. 양측의 전과 주장은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사우디는 본토 방어에도 전력을 투입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같은 날 남서부 하미스 무샤이트를 겨냥한 후티 탄도미사일을 요격해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정부군의 진격을 지원하면서 자국 공항과 산업시설도 지켜야 하는 상황이다.
전투기 100대를 동원한 공세의 성과를 탈환 지역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후티가 일부 해안 거점을 잃더라도 미사일·드론으로 사우디를 위협할 수 있다. 한국 기업 숙소 인근의 화재는 본토 공격의 여파가 현지 한국인과 기업에도 닿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사우디가 탈환 지역을 지키는 동시에 후티의 장거리 공격 능력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이번 공세의 관건이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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