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날아오던 드론이 줄에 ‘대롱대롱’…러시아, 풍선 띄워 방어 시험 [영상]

윤태희 기자
윤태희 기자
수정 2026-10-07 07:00
입력 2026-10-07 07:00

100m 높이 풍선 사이에 케블라 줄…시험 드론 걸려 매달려
“대형 정유시설 보호에 최소 10개 필요”…실전 효과는 미확인

러시아가 드론 방어 시험에 사용한 계류식 기구. 기구 사이에 케블라 줄을 늘어뜨려 드론의 프로펠러를 붙잡는 방식이다. 2026년 10월 공개 영상. 로시야1 방송 캡처


날아오던 드론이 공중에 늘어뜨린 줄에 걸려 매달렸다. 러시아가 풍선 두 개 사이에 케블라 줄을 펼쳐 드론의 프로펠러를 붙잡는 방어체계를 시험했다. 미사일로 격추하거나 전파를 교란하는 대신 물리적 장애물로 비행을 멈추겠다는 방식이다.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매체 밀리타르니는 5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방송 로시야1이 공개한 풍선형 드론 방어체계 시험을 소개했다. 러시아 방송은 전날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시험에는 풍선 형태의 계류식 기구인 에어로스탯 두 개가 등장했다. 러시아 매체 폰탄카에 따르면 시험진은 각각 부피 150㎥인 기구를 약 100m 높이로 띄우고, 두 기구 사이에 길이 100m의 줄 구조물을 펼쳤다.

이어 시험용 고정익 드론을 날렸다. 폰탄카는 드론의 프로펠러가 줄에 걸렸고, 기체가 손상을 입은 뒤 줄에 얽혀 매달렸다고 전했다. 다만 이는 통제된 시험에서 나온 결과로, 실제 공격을 막았다는 의미는 아니다.

풍선 사이에 줄 늘어뜨려…프로펠러 노린 ‘공중 덫’
러시아의 드론 방어 시험에 사용한 계류식 기구들. 기구 사이에 케이블을 연결하고 그 아래로 케블라 줄을 늘어뜨려 드론을 붙잡는 구조다. 2026년 10월 공개 영상. 로시야1 방송 캡처




방어체계의 핵심은 기구 자체보다 그 사이에 설치한 줄이다. 기구 두 개를 연결하는 케이블 아래로 가늘고 질긴 케블라 줄을 늘어뜨려 드론의 비행 경로에 장애물을 만드는 구조다.

러시아 지리학회 항공기구위원회 모스크바 지부 책임자 세르게이 벤딘은 국영매체 베스티에 줄을 약 1m 간격으로 늘어뜨리는 방식을 설명했다. 필요에 따라 간격을 넓히거나 좁힐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 체계를 정유시설 등 후방의 주요 기반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덫’으로 소개했다.

밀리타르니는 드론이 줄을 피하려고 고도를 높이도록 유도하는 효과도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더 높은 곳으로 날게 만들면 레이더 탐지와 다른 방공수단의 대응을 돕는다는 설명이다. 이는 매체의 분석으로, 공개 시험에서 입증한 효과는 아니다.

“정유시설 보호에 최소 10개”…실전 성능은 별개
러시아의 풍선형 드론 방어 시험에서 고정익 드론이 케블라 줄에 걸려 매달리는 모습. 통제된 시험 장면으로, 실전 방어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로시야1 방송 영상·밀리타르니 유튜브 제공


필요한 기구 수량도 관심을 끈다. 러시아 업체 스페츠라디오의 비행운용 부문 책임자 루슬란 막시모프는 모스크바 카포트냐 정유시설을 보호하려면 이러한 기구 체계가 최소 10개 필요하다고 베스티에 말했다.

그는 넓은 면적에서 드론의 통과를 막으려면 여러 체계를 띄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최소 10개’는 모든 시설에 똑같이 적용하는 기준이 아니라 특정 대형 정유시설을 예로 든 관계자의 추산이다.

기구와 줄을 이용한 방어 방식은 새롭지 않다. 벤딘도 1차 세계대전 당시 비슷한 형태의 공중 장애물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과거 항공기를 견제했던 방식을 오늘날의 드론 방어에 적용하는 셈이다.

개발진은 대량생산 준비를 마쳤다고 주장하지만, 공개 보도만으로는 실제 배치 규모나 실전 차단 실적을 확인할 수 없다. 시험에서 드론 한 대를 줄에 걸리게 하는 것과 여러 방향에서 날아오는 공격을 막는 것은 별개의 과제다. 이번 영상은 러시아가 물리적 장애물을 활용한 방어수단까지 시험하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그 효과를 판단하려면 실제 운용 결과가 더 필요하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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