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이마스 팔고 한국 천무에 집중하자”…폴란드서 이런 주장 나온 이유 [밀리터리+]

윤태희 기자
수정 2026-10-04 20:30
입력 2026-10-04 20:30
美 하이마스 20대 매각·천무 탄약 확보 제안…정부 결정 아닌 현지 전문매체 필자의 주장
미국산 다연장로켓 하이마스(HIMARS)를 팔고 한국산 천무에 투자를 집중하자는 주장이 폴란드에서 나왔다. 무기의 성능보다 탄약과 부품을 어디서 확보하고, 얼마나 많은 기체를 같은 지원체계로 운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논리다.
폴란드 군사 전문매체 디펜스24는 2일(현지시간) 안토니 발코프스키 필자의 논평을 통해 폴란드군이 보유한 하이마스 20대를 매각하고 천무의 폴란드형인 ‘호마르-K’를 추가 도입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정부의 매각 발표나 군의 공식 방침은 아니다.
필자가 문제 삼은 것은 하이마스 자체의 전술·기술적 성능이 아니다. 소수의 미국형 장비를 위해 별도 교육과 군수지원 체계를 유지하면서 탄약·부품 공급을 미국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이다. 반면 호마르-K는 폴란드산 차대와 지휘통제 장비를 결합해 현지 산업의 참여 범위를 넓혔다.
도입 규모도 다르다. 폴란드 국방부에 따르면 호마르-K 사업은 총 290개 발사대 모듈을 확보하는 계획이다. 2022년 첫 이행계약으로 218개를 주문했고, 2024년 두 번째 계약으로 72개를 추가했다. 이는 계약 물량으로, 전량을 이미 인도했다는 뜻은 아니다.
20대 위해 별도 지원체계…천무는 현지화 확대
호마르-K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아닌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239 천무를 폴란드군 요구에 맞춘 체계다. 한국산 발사대 모듈을 폴란드 옐치사의 차량에 탑재한다.
폴란드 국방부는 두 번째 계약에 탄약 공급뿐 아니라 발사대 모듈 정비와 부품 생산에 관한 기술 이전도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현지에서 발사대와 로켓을 생산할 산업 기반을 마련하는 일도 사업 목표로 제시했다.
탄약 현지 생산은 별도 계약으로 이어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2월 폴란드 조달청과 약 40억 달러 규모의 천무용 CGR-080 유도 로켓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화와 폴란드 WB그룹의 합작사 공장에서 생산하며, 납품은 2030년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CGR-080은 사거리 80㎞의 239㎜ 유도 로켓이다. 한화 측은 이 사업을 통해 폴란드 기업을 공급망에 참여시키고 현지 생산 역량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공장 건설을 위한 준비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고주프비엘코폴스키 시 당국은 지난 7월 1일 합작사가 로켓 공장 부지의 정지 작업 등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건설 준비와 탄약 양산은 서로 다른 단계다. 현재 현지 공장이 완성돼 로켓을 공급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이마스 성능 열세 주장 아냐…매각엔 美 동의 필요
발코프스키도 하이마스의 장점을 인정했다. 실전 운용 경험을 축적했고, 다른 나토 회원국이 사용하는 탄약과 연계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그럼에도 폴란드의 운용 규모와 공급망을 고려하면 호마르-K 중심으로 자원을 모으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
그가 제안한 매각 역시 폴란드가 단독으로 결정할 사안은 아니다. 논평은 미국의 동의를 전제로 다른 유럽 국가에 장비를 넘기는 방안을 제시했다. 구매국이나 매각 협상, 실행 일정이 확정됐다는 내용은 없다.
따라서 이번 주장을 천무가 하이마스를 공식 경쟁에서 제쳤다는 결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폴란드의 기존 도입 사업을 놓고 한 필자가 운용 효율과 산업 참여를 따져 제시한 정책 제안이다.
다만 K방산 수출에서 현지화가 갖는 의미는 분명하다. 완성품을 빠르게 공급하는 데서 더 나아가 구매국이 정비와 탄약 생산에 참여하도록 하면 장기간 운용할 기반도 함께 마련할 수 있다. 이번 논평은 바로 그 공급망의 차이를 천무에 집중해야 할 근거로 제시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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