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더 청구”한다더니…트럼프, 이번엔 “공장 안 지으면 관세 300%” [핫이슈]

윤태희 기자
수정 2026-10-04 20:14
입력 2026-10-04 16:00
알래스카 투자 압박 이어 외국 기업에 고율 관세 경고…중간선거 격전지서 투자 유치 성과 강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알래스카 투자 문제를 놓고 “더 많이 청구하면 된다”고 압박한 데 이어, 미국에 공장을 짓지 않는 외국 기업에 최대 3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중간선거 격전지에서 해외 투자 유치를 자신의 경제 성과로 내세우며 관세 카드를 다시 꺼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반달리아에서 열린 공화당 지원 유세에서 외국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지을 수 있도록 약 1년 반의 기회를 준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하지 않으면 150%, 200%, 250%, 30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과 일본, 한국, 캐나다 등을 거론하며 이들 국가가 오랫동안 관세를 활용해 미국을 불리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관세 정책이 외국 기업의 미국 내 생산을 끌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발언은 외국 기업 전반을 향한 유세 연설이다. 한국산 제품에 300% 관세를 부과하기로 확정했다는 발표와는 구분해야 한다. 제시된 보도에는 해당 세율을 적용할 구체적인 품목이나 시행 일정도 나오지 않았다.
한국은 “투자 미확정”…트럼프는 “더 청구하면 된다”
한국을 향한 직접적인 압박은 전날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백악관에서 한국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참여를 확정하지 않았다는 질문을 받자 자신의 발표가 성급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한국이 투자를 원하지 않는다면 더 큰 비용을 청구하면 된다고 말했다. 조만간 합의하지 않으면 청구금을 두 배로 올리겠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한국 정부는 알래스카 LNG 사업이 검토 단계이며 참여를 확정한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어떤 비용을 늘리겠다는 뜻인지는 밝히지 않아, 이를 곧바로 한국에 대한 관세 인상 결정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투자 합의를 둘러싼 설명 차이는 다른 사업에서도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합의에 84억 달러 규모의 원유회수증진(EOR) 사업이 포함됐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로이터가 전한 한국 산업부 관계자의 설명은 달랐다. 해당 사업은 합의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알래스카 LNG 사업 역시 상업적·법적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전했다. 미국 대통령이 투자 성과로 발표한 내용과 한국 측이 설명하는 확정 범위 사이에 간극이 있는 셈이다.
중간선거 승부처서 관세·투자를 성과로
이번 관세 발언이 나온 오하이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지켜야 할 상원 승부처다. 공화당 존 허스테드 상원의원과 민주당 셰러드 브라운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다.
로이터는 같은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들을 지원하며,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오하이오와 협력하는 데 소극적일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 승리와 연방정부 지원을 연결하며 유권자들의 선택을 압박한 것이다.
이런 선거 맥락에서 보면 외국 기업의 공장 건설과 에너지 투자는 미국 내 일자리와 경제 성과를 강조할 소재가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가 투자를 끌어냈다고 주장하며 자신의 정책 효과를 부각하고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미국이 발표한 사업 가운데 무엇이 실제 합의됐고, 무엇이 검토 단계인지 구분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알래스카 투자에 대한 추가 부담 경고와 외국 기업을 향한 300% 관세 발언은 별개의 발언이지만, 미국 내 투자를 요구하는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함께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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