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하려다 5시간 날렸다”…中 국경절, 전기차 차주들 ‘한숨’ [여기는 중국]

수정 2026-10-04 14:23
입력 2026-10-04 14:23
국경절 연휴가 한창인 중국에서 충전 때문에 긴 전기차 대기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상관신문 캡처


중국 국경절 연휴(10월 1~7일)를 맞아 고속도로 휴게소마다 전기차 충전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번호표를 받고 5시간 넘게 기다리는가 하면, 충전기를 코앞에 두고 배터리가 방전돼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차를 밀어야 했던 운전자도 있었다.

4일 중국 CCTV와 펑파이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국경절 연휴 전날인 지난달 30일부터 일부 고속도로 휴게소에 충전 차량이 몰렸다. 한 휴게소에서는 대기 차량을 줄이기 위해 배터리를 80%까지만 충전하도록 할 정도다.


청두에서 출발해 네이멍구로 향하던 류모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6시쯤 링장 휴게소에 들어갔다가 대기 번호 99번을 받았다. 앞서 지나온 휴게소 두 곳은 차량이 너무 많아 충전하러 들어가는 것조차 막힌 상태. 류씨가 충전을 시작한 시각은 오후 11시 30분으로 “5시간 넘게 기다리니 정신이 멍해졌다”고 말했다.

다른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는 배터리 잔량이 1%까지 떨어진 차량이 충전기 근처에서 멈춰 섰다. 휴게소 직원과 다른 운전자들이 달라붙어 차를 충전기 앞으로 밀어 옮겼지만, 이곳 역시 수십 대가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현장을 촬영한 운전자는 자신도 2시간 넘게 기다렸다며 “통행료를 아끼려고 고속도로 밖에 안 나갔다”고 전했다. 다른 운전자는 1일 새벽 3시가 넘어서 대기 번호 A140번을 받았는데, 당시 충전 차례는 29번이었다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고속도로 휴게소 곳곳의 충전기는 80%에 도달하면 충전을 마치도록 설정돼 있었다. 사용자들은 “평소에 20분 정도면 충전이 끝나는데 이날은 출력도 제한돼 더 오래 걸렸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아직 본격적인 연휴가 시작하기도 전인데 벌써부터 전기차 관련 이슈가 발생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 국경절 연휴에는 연인원 21억3000만 명 규모의 지역 간 이동이 예상되어 있어 앞으로 충전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하루 평균 약 3억 명이 이동하는 것으로 평소의 1.7배 수준이며 자가용과 버스 등 도로를 이용하는 비중이 90%를 넘을 것이라고 중국 교통운수부는 전망했다.

충전에 쓰인 전력량도 크게 늘었다. 중국 국가에너지국이 고속도로 충전 커넥터 6만2700개를 집계한 결과, 국경절 첫날 충전 전력량은 2804만6900㎾h로 지난해 국경절 첫날보다 60.4% 증가했다. 역대 공휴일 하루 기준 최고치다.

귀경 차량이 몰리는 5일과 6일에는 충전 수요가 더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교통운수부는 충전 수요가 특히 몰릴 휴게소 10곳을 선정해 이동식 충전 장비와 고출력 급속충전기를 추가 배치했다. 국가에너지국도 충전 시설 가동 상황을 점검하고 차량 분산 안내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누리꾼들은 “장거리 여행에는 오히려 연료차가 나은 듯”, “안 움직이는 게 승자”, “충전 때문에 도로 위에서 연휴를 보내고 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민정 중국 통신원 ymj024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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