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학교냐?” 분노 폭발한 프랑스…고교생 시위 ‘도시 폭력’으로 얼룩졌다 [핫이슈]

박종익 기자
박종익 기자
수정 2026-10-02 17:10
입력 2026-10-02 17:10
지난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북부 오베르빌에의 고등학생들이 시위를 벌이며 불을 질렀다. AFP 연합뉴스


공교육에 불만을 품은 프랑스 고교생들의 거리 시위가 폭력 시위로 변질하며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혼돈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2일(현지시간) 프랑스 고교생들의 시위가 확산하면서 전날에만 약 2000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경찰에 구금됐다고 보도했다. 에두아르 제프레 교육부 장관은 1일 밤 프랑스2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의심할 여지 없이 시위의 성격이 바뀌었다”면서 “내가 파악한 바로는 학교와 기타 교육기관 400곳 이상이 휴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도 1일 긴급 내각 회의를 소집하고 장관들에게 출장 일정을 취소해 자리를 지킬 것을 지시했다. 총리실은 “폭력 사태의 급증으로 공교육의 지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으며 교직원과 학생들이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1일 하루 동안에만 프랑스 전역 고등학교 주변에서 약 900건의 시위와 학교 봉쇄가 이루어졌다. 또한 전체 고등학교 3700곳 중 1027곳이 시위의 영향을 받았으며 이 중 160곳 이상이 휴교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프랑스 남서부 보르도의 한 고등학교 건물이 시위로 일부 파손됐다. AFP 연합뉴스


고교생들의 시위 방식도 방화가 이루어질 정도로 갈수록 과격해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시위대가 최소 두 곳의 고등학교에 불을 질렀으며 이를 말리던 교사에게 휘발유를 뿌리는 과격한 사태까지 발생했다. 또한 스트라스부르에서는 차량이 방화로 전소됐으며, 마르세유의 생텍쥐페리 고교 앞에서는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도착한 소방차에 학생들이 불을 지르기도 했다. 현지 언론은 1일 경찰관 305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마르세유와 스트라스부르 등 일부 도시에서는 시위대로 인해 대중교통 운행이 전면 중단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프랑스 고교생들이 과격한 시위를 벌이는 이유는 정부의 긴축 재정으로 인한 공교육 인프라 붕괴와 과도한 학업 부담에 대한 불만 때문이다. 과밀 학급과 교사 부족, 낙후된 학교 시설과 폭염 속 에어컨도 없는 교실, 여기에 지역 간 교육 불평등까지 겹쳐 있다. 실제로 한 17세 학생은 로이터 통신에 “학교에 바퀴벌레와 쥐가 돌아다닌다”면서 “날씨에 따라 교실 온도가 찜통처럼 더웠다가 영하로도 떨어진다”며 분노했다. 또한 지나치게 긴 수업 시간도 시위 원인 중 하나다. 파리 북부의 라마르틴 고등학교의 학생들은 플래카드에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잠자는 시간보다 수업 시간이 더 길다”고 적었다.



지난 1일(현지시간) 프랑스 남서부 보르도의 고등학생들이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그러나 이를 해결해야 할 프랑스 정치권 갈등도 극에 달해 있다. 특히 프랑스 정부는 이번 시위를 강경 좌파 정당 ‘불복하는 프랑스’(LFI)의 정치인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비판해 해결이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로랑 누네즈 내무장관은 “특정 지역에서 선동가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들은 학교를 옮겨 다니며 학생을 선동하고 폭력을 저지르도록 부추기고 있다”며 극좌 단체들을 겨냥했다. 그러나 LFI의 2027년 대선 후보인 장뤼크 멜랑숑은 ”우리는 비폭력 투쟁방식을 지지한다“면서 ”가장 큰 걱정은 청년들에 대한 경찰의 폭력이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는 점“이라고 반박했다.

박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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