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드론 항모’ 띄우나…이 대통령이 확보 언급한 전력모함의 정체 [밀리터리+]

윤태희 기자
수정 2026-10-01 21:30
입력 2026-10-01 21:30
유인기 중심 경항모서 무인전력 중심으로…해군, 3만t급 다목적 모함 추진
드론·헬기·무인수상정 운용 구상…지휘·상륙 지원까지, 건조 일정은 구체화 과제
한국도 바다 위에서 드론을 띄우는 ‘드론 항모’를 확보할까. 이재명 대통령이 핵추진 잠수함과 함께 유무인 전력모함을 언급하면서 해군의 차세대 대형 함정 구상에 관심이 쏠린다. 무인항공기뿐 아니라 헬기와 무인수상정 등을 운용하고, 해상 지휘와 상륙작전까지 지원하는 다목적 모함이 핵심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울산에서 열린 이지스 구축함 대호 김종서함 진수식에서 “앞으로 우리 해군은 핵추진 잠수함, 유무인 전력모함 등 자주국방의 핵심 전력을 꾸준하게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날 발언이 건조 계약이나 착공을 뜻하지는 않는다. 이 대통령은 구체적인 도입 시기와 탑재 항공기, 사업비 등을 제시하지 않았다. 확보 의지를 밝힌 만큼 실제 사업이 어디까지 진행됐는지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해군은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기존 경항공모함 사업을 유무인 복합체계 중심의 3만t급 다목적 함정으로 발전시키는 방향을 설명했다. 유인 함재기 운용에 무게를 뒀던 경항모에서 무인전력의 활용 범위를 넓히는 구상이다.
드론만 싣는 항모?…지휘함·상륙함 역할도
유무인 전력모함은 드론을 싣는 배에 그치지 않는다. 해군이 제시한 구상에는 정찰·타격용 무인항공기와 유인 헬기, 정찰·기뢰전용 무인수상정, 상륙주정 등의 운용이 포함된다. 바다와 하늘에 흩어진 전력을 지휘하면서 필요할 때 병력과 장비를 해안으로 보내는 역할도 맡는다.
해군대학 안영진 연구자가 지난 6월 발표한 관련 연구도 모함·지휘함·강습상륙함이라는 세 가지 기능에 주목했다. 무인체계를 운용하는 거점이자 해상작전 지휘소, 상륙작전 지원 함정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해군은 기존 대형수송함 독도함·마라도함과 새 전력모함을 기동전력의 지휘함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여러 함정과 무인체계가 수집한 정보를 연결하고 임무를 나누는 능력이 중요해지는 셈이다.
해외에서도 상륙함에 무인항공기 운용 능력을 더하는 시도가 이어진다. 중국의 4만t급 076형 강습상륙함 ‘쓰촨함’이 대표적이다. 병력과 상륙정, 헬기 등을 운용하는 기존 임무에 전자식 사출장치를 통한 고정익 항공기 운용 능력을 더하도록 설계됐다. 해외 매체들이 이 함정을 ‘드론 항모’라고 부르는 이유다.
지난 8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쓰촨함의 해상시험과 함재형 스텔스 공격드론 GJ-21의 별도 시험비행 소식을 전했다. 다만 당시 GJ-21이 쓰촨함에서 실제 사출·착함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 전력모함에 같은 사출장치나 대형 스텔스 드론을 탑재한다고 확정한 것도 아니다. 두 나라 모두 무인전력의 해상 운용을 확대하려 하지만, 함정 설계와 탑재 장비, 사업 진행 단계에는 차이가 있다.
대통령이 언급했지만…언제 띄울지는 별도 과제
한국의 전력모함 구상은 실제 함정과 탑재 전력을 함께 구체화해야 하는 단계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1월 합동참모본부·해군과 요구 성능 등을 조정해 사업을 조기에 추진하겠다는 방향을 밝혔다.
도입 시기는 아직 확정 일정으로 보기 어렵다. 지난해에는 2030년대 후반 확보 목표가 거론됐고, 올해 일부 보도에서는 2040년 전후를 전망했다. 요구 성능과 예산, 설계·건조 절차에 따라 일정은 달라질 수 있다.
업체가 공개한 모형도 해군의 최종 설계와 구분해야 한다. HD현대중공업은 무인항공기와 무인수상정, 무인잠수정 등을 운용하는 미래형 모함 개념을 선보였다. 그러나 이 제안이 그대로 한국 해군의 함정으로 채택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함정을 건조하는 것만으로 운용 능력이 완성되지도 않는다. 탑재 무인기가 해상에서 이착함할 수 있어야 하고, 함정은 이를 정비·통제할 장비와 인력을 갖춰야 한다. 다른 함정과 정보를 주고받고 임무를 수행하는 지휘체계도 필요하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전력모함 확보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앞으로 사업 진척을 판단할 기준은 요구 성능 확정과 예산 반영, 설계·건조 계약이다. 어떤 무인기를 싣고 어떻게 운용할지가 정해져야 한국형 ‘드론 항모’의 실체도 드러난다.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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