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조절장애 겁난다” 교통단속 걸렸다고 오토바이에 불지른 아르헨 청년 [여기는 남미]

수정 2026-10-01 15:19
입력 2026-10-01 15:19
3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투쿠만에서 오토바이가 불에 타고 있다. 테에네 캡처


교통법규를 위반한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버럭 화를 내면서 자신의 오토바이에 불을 지르는 사건이 아르헨티나에서 연달아 발생했다. 인터넷에선 분노조절장애가 사회 곳곳에 퍼지고 있는 것 같다면서 두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아르헨티나 언론에 따르면 가장 최근의 사건은 30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투쿠만주 주도 산 미겔 데 투쿠만에서 발생했다. 불심검문을 하고 있던 경찰은 오후 7시쯤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한 청년을 멈춰 세웠다.


경찰이 신분증을 요구하자 청년은 주민증을 꺼내 보였다. 청년은 27살이었다. 그러나 청년은 오토바이 소유자 명의 증명이나 의무보험 가입증명 등은 갖고 있지 않았다. 현지 교통법규에 따라 차량을 운전할 때 반드시 지참해야 하는 문서들이다. 경찰이 재차 오토바이 문서를 요구하자 청년은 “왜 이렇게 무고한 시민을 괴롭히는 것이냐”고 벌컥 화를 내면서 오토바이에서 내렸다.

청년이 욕설까지 퍼부으면서 화를 내자 경찰들은 당황했다고 한다. 한 경찰은 “문서가 없으면 없다고 할 일인데 살기등등한 태도로 화를 내 순간적으로 경찰도 대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당황한 경찰이 멈칫한 틈을 타 청년은 오토바이의 연료탱크 뚜껑을 열고는 불붙인 담배를 집어넣었다. 청년의 오토바이는 현장에서 훨훨 불에 탔다. 현장에 있던 한 경찰은 “경찰 생활 18년 동안 이런 일은 처음 겪었다”고 했다.



청년은 공공안전을 위험하게 한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아르헨티나 산타페에서 음주운전단속에 걸린 운전자가 불을 지른 오토바이. 클라린 캡처


불과 사흘 전인 지난달 27일에도 아르헨티나에선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산타페 로사리오 인근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음주 운전 단속을 하던 경찰은 오후 8시 50분쯤 오토바이를 운전하던 39살 청년을 세우고 음주 측정을 받게 했다. 1차 호흡 측정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자 경찰은 2차 정밀 측정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자 청년은 대뜸 “오토바이가 싫어졌다. 내 오토바이를 가져가라. 난 가겠다”면서 화를 냈다. 아르헨티나에서 음주 운전 단속에 걸리면 일시적으로 차량을 압수당한다.

경찰이 계속 2차 측정을 받으라고 하자 청년은 오토바이 연료 배관의 한 부분인 호스를 확 뽑더니 불을 붙였다. 경찰들이 황급히 순찰차 소화기를 가져다가 불을 껐지만 역부족이었다. 청년의 오토바이는 사실상 완전히 불에 탔다. 이 청년도 공권력에 대한 저항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한편 비슷한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자 온라인에선 “분노조절장애가 팽배한 사회에 사는 것 같아 외출이 두렵다” “사소한 일로 시비가 붙을까 봐 운전을 못하겠다” 등 불안하다는 반응이 쇄도했다.

임석훈 남미 통신원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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