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시키면 핵 쏜다”…러 푸틴, 역외영토 칼리닌그라드에 집착하는 이유 [이슈분석+]

박종익 기자
박종익 기자
수정 2026-10-01 10:30
입력 2026-10-01 10:30
군복 입고 발언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 연합뉴스


발트해에 접한 러시아의 역외영토인 칼리닌그라드를 놓고 유럽과 러시아 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30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칼리닌그라드를 고립시키려 할 경우 핵무기를 사용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이 입수한 나토에 보낸 문서에서 러시아는 “만약 나토 회원국들이 칼리닌그라드를 고립시키려고 시도할 경우, 러시아는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가용 전력과 역량을 동원하여 영토를 방어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이어 “나토가 직접적인 무력 충돌 발발의 높은 위험을 수반하는 무모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나토는 러시아 문서에 대한 답변을 통해 “나토의 훈련이나 활동 중 어느 것도 러시아 연방 영토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도 “우리는 방어 동맹이다. 핵 위협을 중단하라. 이는 절대 용납될 수 없으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칼리닌그라드의 위치를 설명한 그래픽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이처럼 러시아가 칼리닌그라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최근 연이어 벌어지는 나토의 대규모 훈련과 맞물려 있다. 앞서 지난 8월 나토는 폴란드 동북부와 칼리닌그라드 코앞인 발트국가 영공에서 대규모 공중 타격 및 전자전 훈련을 실시했다. 이 훈련에는 처음으로 미국 공군의 최신예 전자전기인 EA-37B가 투입되기도 했다. 또한 9월에도 나토는 칼리닌그라드 인근 수바우키 회랑과 발트해 연안에서 대규모 훈련을 전개했다.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 본토와 떨어져 폴란드, 리투아니아 등 나토 회원국들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러시아로서는 영토 방어의 최전선이자 전략적 요충지지만 나토 회원국에 둘러싸여 있어 본토와 고립시키려는 나토의 시도를 주권 및 영토 보존에 심각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곳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배치해 놓고 있다.

지난 6월 3일(현지시간) 키이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왼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EPA 연합뉴스


반면 유럽 안보당국은 칼리닌그라드에서 러시아 동맹국 벨라루스로 이어지는 약 100㎞짜리 육로 수바우키 회랑을 나토의 아킬레스건으로 여긴다.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국경을 이루는 이 회랑을 러시아가 점령할 경우 리투아니아·라트비아·에스토니아가 다른 나토 회원국들에서 떨어져 고립된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미 악화하였던 러시아와 유럽의 관계는 올해 들어 더욱 심각해진 상황이다. 유럽 정부들은 러시아가 사보타주와 방화 등으로 유럽 대륙에서 하이브리드 전쟁을 강화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이를 부인하며 서방이 증거도 없이 자신들을 모함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박종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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